"오늘부터 이동통신 1.8GHz 주파수 사상 첫 경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경매 전략을 들키지 않겠다는 듯 관련 서류들을 꼭 끌어안은 채 경매장에 들어섰다. 반면 2.1㎓ 주파수를 단독 경매 방식으로 할당받는 LG유플러스의 김형곤 상무의 얼굴에는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SKT와 KT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두 회사는 1.8㎓ 주파수를 놓고 치열한 경매전을 벌인다.
경매 대리인으로 참석한 SKT 하성호 상무는 "사전에 경영진과 협의한 내용대로 경매에 응할 예정"이라며 "사전에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1.8㎓와 800㎒ 주파수의 가치를 계산했고 계산된 가치에 따라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는 2.1기가헤르츠(㎓), 1.8㎓, 800메가헤르츠(㎒) 3개 대역의 주파수를 놓고 최고 입찰가가 낙찰될 때까지 라운드를 거듭하는 동시오름입찰방식으로 진행된다.
방통위는 경매가 진행되는 각 라운드 마다 경매에 참여하는 SKT와 KT에게 최고 입찰가를 알려주고 다음 라운드의 최소 입찰가를 결정한 뒤 사업자에게 알린다. 사업자들은 약 30분간의 시간 동안 각각 이석채 KT 회장과 하성민 SKT 사장에게 다음 라운드를 진행할 것인지 논의한 뒤 경매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매 라운드 입찰 증가분은 직전 최고 입찰가의 1%로 최소 45억원으로 시작해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때문에 SKT와 KT의 경매전략도 그만큼 치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각 라운드 당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정도다. 매 라운드 입찰에 응하는 SKT와 KT의 제반 서류들을 검토하고 이를 사업자에게 알린 뒤 다시 사업자들이 CEO와 논의하는 시간 30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는 점심시간을 갖는다. 때문에 이날 진행할 수 있는 라운드는 8 라운드 정도로 예상된다.
주인이 빨리 결정되지 않을 경우 17일 하루만 500억원 정도가 오르는 셈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당일 진행할 수 있는 경매 라운드는 총 8라운드로 전략상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루 500억원 정도가 오르게 될 것"이라며 "경매가 당일 끝나지 않고 2~3일 정도 걸릴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낙 큰 금액이다보니 SKT와 KT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1.8㎓ 주파수는 유럽 상당수 국가들이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롱텀에볼루션(LTE) 표준 대역으로 자리잡고 있어 3세대(3G) 통신 공통대역인 2.1㎓ 다음으로 효용가치가 높다.
하지만 업계는 SKT와 KT가 꼭 주파수를 차지하지 못해도 경쟁사에게 큰 타격을 주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1.8㎓ 주파수에서 LTE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가 많지만 글로벌 음성, 데이터 로밍의 경우 3세대(3G) 주파수인 2.1㎓와 기술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으로 1.8㎓ 주파수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1.8㎓ 주파수 가격을 올려놓고 슬쩍 빠지는 히트 앤드 런 전략이 유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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