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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에게 공평한 상사는 도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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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기업에서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발언권을 주고 이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점잖게 대하며 정확하고 완벽한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흔히들 생각해왔다.

그러나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비즈니스 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최신호(7~8월호)에 실린 보고서 내용은 이와 좀 다르다.
미국 뉴욕 대학 스턴경영대학원의 바티아 위젠펠드 교수와 박사과정에 있는 사라 휠러 스미스 연구원, 일리노이 대학의 나오미 로스먼 조교수,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경영대학원의 애덤 갤린스키 교수 등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공평한 관리자가 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 받을 수 있을지언정 강한 리더십은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내 자원에 대한 통제력과 부하직원에 대한 상벌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비쳐 결국 고위 요직을 맡는 데 실패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관리자는 공포의 대상이 돼야 할까. 관리자가 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 받는 가운데 이들에게 강력한 인상까지 심어줄 수는 없을까.
연구진은 지난 1990년대 제약업체 화이자에서 떠오르는 별로 각광 받던 행크 매키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캐런 케이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대조적인 예로 들었다.

화이자의 해외사업까지 총괄했던 매키넬 CFO는 단호한 협상 스타일, 다른 사람들과 마찰을 빚곤 하는 태도로 유명했다. 반면 케이튼 COO는 부하 직원과 동료들을 점잖게 대하며 이들로부터 존경 받았다.

그러던 중 2001년 화이자에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택해야 할 때가 왔다. 화이자가 택한 인물은 매키넬 CFO다. 당시 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터프가이’ 매키넬 CFO가 화이자의 CEO로 적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연구진이 여러 기업을 조사해본 결과 사내 승진에서 중시되는 것은 관리자의 강한 리더십이지 공평성이 아니다.

연구 결과 관리자들은 공평성과 강력한 이미지를 양립할 수 없는 두 요소로 본다. 따라서 상당수가 후자를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선택이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다. 후자를 택할 경우 조직에 큰 위기가 생길 수도 있다.

앞서 예시한 화이자에서 매키넬 CFO가 CEO로 등극한 뒤 케이튼 COO를 따르던 유능한 많은 관리자들이 사직했다.

그렇다면 공평성과 강력한 리더십은 정말 양립할 수 없는 걸까.

연구진은 윤리와 도덕을 중시하고, 직원들이 서로 협력하는 기업 분위기라면 공평성을 중시하는 관리자들이 강한 파워까지 겸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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