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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日서 사업 어렵다, 엔高 막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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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일본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엔 강세를 막아달라는 의중을 밝혔다.

도요타의 오자와 사토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CFO로써 일본에서 생산을 고수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80엔 수준의 엔·달러 환율은 일본 제조업체들이 수익성을 낼 수 있는 한계”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 기업으로써 (엔 강세에 따른 타격을 막기 위한)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며 일본 정부가 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추가 개입에 나서달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최근 몇 달 동안 평균 82엔 선을 기록, 1년 전의 91엔 선에 비해 강세를 보이며 일본 수출업체들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대지진 발생 여파로 지난 3월17일 엔·달러 환율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최저 수준인 76.36엔까지 떨어졌다. 다음날 주요7개국(G7)이 공동 시장개입을 결정했지만 여전히 80엔 선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엔·달러 환율이 장중 79.57엔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2010년도 4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엔 강세가 2900억 엔 규모의 순익 감소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도요타의 일본 사업부는 1974억 엔의 손실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부에서의 순익을 기록한 덕분에 적자 전환을 피할 수 있었지만, 4분기 순익은 254억 엔으로 전년 동기 77% 급감했다.

2011년 1~3월 동안 전 세계 179만대 판매로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에 뒤져 세계 최대 자동차 자리를 빼앗긴 데 이어 이번 분기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3위로 미끄러지며 2008년 차지한 왕좌를 처음으로 내어줬다.

게다가 지난 3월11일 도호쿠 대지진 여파로 국내외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2011년 회계연도 1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할 위기에 처했다. 도요타의 일본 공장은 지진 이후 조업을 중단한 뒤 한 달여 만에 가동을 재개했지만 가동률은 50% 정도에 불과하다. 해외 공장도 부품 부족으로 가동률이 40% 수준이다.

이날 도요타는 2011년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밝히지 않았으나, 1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생산량 감소로 손실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요타가 반세기 동안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에서 차를 만들고 해외 시장에서 판매해 이윤을 낸다는 한 가지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었지만, 엔 강세와 도호쿠 대지진 여파로 그 원칙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도요타는 일본 기업이며 생산 기반을 일본에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온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도 "일본에서 사업하기 힘들다"며 푸념했다.

지난해 엔 강세로 닛산과 혼다 등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이머징 마켓 공장을 건설하는 등 해외 생산을 확대할 당시에도 도요타는 "일본에서 연간 최소 300만대를 생산하겠다"고 거듭 밝히며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보여왔던 터라 도요타의 이 같은 발언은 일본 정부에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요다 사장은 “일본 제조업을 지키고 싶다는 바람만으로 우리가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일본 정부에 압박을 더했다.

도이체방크의 커트 생어 애널리스트는 “도요타는 국내 생산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엔 강세가 이를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다른 업체들보다 낮은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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