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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日 금융감독기관, 대형은행 리보금리 조작 혐의 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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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일본·영국 금융감독기관들이 국제금융시장의 기준금리로 통용되는 리보금리(LIBOR, 런던 은행간 금리)를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임의로 조작했다는 혐의를 잡고 조사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금융당국 관계자를 인용, 감독기관들이 2006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까지 대형은행들이 미국 달러화에 적용되는 리보금리를 어떻게 결정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스위스 UBS은행이 15일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미국 금융감독기관 3곳이 UBS측에 소환장을 발부했으며 일본 금융청(金融廳)도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영국 금융감독청(FSA)이 증인을 소환해 조사를 마쳤다. 당국은 UBS가 리보금리를 특정 시점에서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위해 부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만약 그랬다면 다른 은행들과의 공모가 있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당국이 몇 달 전부터 내사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10월 적어도 하나 이상의 대형은행에 자료제출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전세계 350조달러 규모의 금융자산 거래에 기준으로 활용되는 리보금리는 영국은행연합회(BBA)가 20개 은행을 대상으로 은행간 차입금리 정보를 받아 평균해 매일 전세계 10개 통화에 대해 발표된다.

조사 대상 시기인 2006~2008년간 리보금리 결정에 참여했던 은행은 UBS를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그룹·바클레이즈·도이체방크·크레디스위스·HSBC·JP모건체이스·로이드·라보뱅크·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미쓰비시UFJ·노린추킨(농림중앙금고)·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웨스트LB·HBOS(2009년 로이드에 합병)의 16개였다.

세계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리보금리를 결정하는 은행 간 차입금리 격차는 1bp(0.01%)에 불과했지만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세계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하면서 은행간 차입금리 격차가 50bp(0.50%) 이상으로 벌어졌다. 자본금 부족으로 경영난에 처한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면서 자금 흐름이 경색됐고 영국 금융시장에서는 3개월만기 리보금리가 5% 가까이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들이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숨기기 위해 차입금리를 일부러 낮췄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브로커는 “금리가 높은 은행은 그만큼 대출 고객이 줄어들 것이기에 시장에서 재정이 취약한 은행으로 간주된다”면서 “때문에 은행들은 되도록 금리를 낮추려 한다”고 말했다.

FT는 세계금융위기를 계기로 리보금리의 신뢰도가 훼손되면서 많은 금융업체들이 리보금리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기준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보금리는 시장의 실질금리를 반영한 것이 아니기에 리보금리가 투명성을 얻으려면 시중은행들이 정확한 대출금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리보금리 결정과정이 시대에 뒤떨어졌고 투명성도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리보금리보다 금융기관간 하루짜리 초단기 외화차입에 적용되는 오버나이트인덱스스왑(OIS, Overnight Index Swap)이 시장 상황을 더욱 잘 반영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BBA는 리보금리 발표 과정을 더욱 엄격히 보완함으로서 리보금리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는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노바스코샤뱅크·BNP파리바·크레디아그리콜·스미토모미쓰이의 4개 은행이 리보금리 산정에 포함됐다.

FT는 비록 세계금융위기 이후 위상이 쇠퇴했지만 런던이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허브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리보금리가 ‘포기하기엔 너무 큰’ 존재라는 점도 리보금리의 유효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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