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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썼던 방법 또? 실망"..엔고, 금융시장 위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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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엔화 강세가 끝이 없다. 이제 마지노선인 80엔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일본 정부의 엔고 저지책에 대한 실망감은 곧장 엔화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심리적 지지레벨이던 85엔선이 무너졌음에도 일본 외환당국이 방관하자 엔 매수세가 더욱 불붙었다.

지난 1995년 4월 기록했던 사상최저치인 79.75엔까지 불과 4엔 남은 상태다. 일본 간 나오토 총리와 시라가와 마사아키 일본은행(BOJ)총재가 전화회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한데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마저 엔고 방어를 위한 코멘트를 자제하자 시장참가자들은 너도 나도 엔화를 사고 있다.
이같은 엔고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04년 대대적인 시장개입에 나섰을 당시에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쳤다. 엔화가 글로벌 통화이기 때문에 일본의 '나홀로 개입'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일본 단독개입은 의미가 없고 G7의 공조 개입도 있을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의 경우 일본의 엔고 방어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 외환 시장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지난 2004년에 개입 물량으로 3000억달러 가까이 썼는데 금액에 비해 개입 효과는 크지 않았다"면서 "엔화는 런던, 뉴욕 등 전세계에서 동시에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국제 공조도 쉽지 않고 한번에 대규모 물량을 써야 하는 만큼 개입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BOJ는 엔화 매도 개입을 대신할 자구책으로 또 다시 '양적 완화책'을 들고 나왔다. 장기 금리 하락을 위해 현재 BOJ의 자금조달을 확대하는 한편 현재 20조엔 규모의 0.1% 금리 3개월물 대출 규모를 30조엔으로 확대하고 만기를 6개월로 늘릴 방침이라는 것.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이 방법은 이미 지난해 11월27일 달러엔이 84.82엔까지 빠질 때 썼던 방법이기 때문이다.
시장개입 의미를 희석시키는 것은 최근의 엔고가 일본의 경제 상황에 발맞춘 흐름이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가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글로벌 트렌드에 따른 엔화 강세를 시장 개입으로 제어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가장 큰 문제는 엔고 여파가 일본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엔 강세는 이미 위험자산 회피 심리 가중에 따른 유로 약세를 이끌고 있다. 이는 달러 강세를 유발하면서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엔화 강세와 원화 약세는 원·엔 환율을 1400원대로 급등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엔화와 달러의 동반 강세는 두 통화의 캐리트레이드 청산을 촉발시켜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전날 9000선이 붕괴됐던 닛케이 지수는 이날도 1%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장중 8800대로 연일 연저점을 낮추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 또한 4일 연속 하락하며 추세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우지수가 2년내에 5000선까지 반토막이 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는 상황에서 엔강세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미증시가 추락하면 선방하고 있는 코스피증시도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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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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