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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사이언스- 쌀의 재발견 1. 밥이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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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창의재단 공동기획>식탁에 숨은 과학을 찾아라

 본지는 22일부터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과 공동기획으로 먹거리에 숨은 우리 과학기술을 조명해보는 '식탁에 숨은 과학'시리즈를 8회에 걸쳐 연재한다. 최근 웰빙 등 더 나은 삶에 대한 욕구가 증대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들은 관련 연구기관의 지속적인 연구로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식품에서 출발한 생명공학, 유전공학 등의 과학적 발전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인간은 삶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 조건으로 '의식주'를 꼽는다. 하지만 그 중 한 가지만을 택해야 한다면 대부분 식(食), 즉 먹을거리를 택할 것이다. 옷과 주거 공간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하지만 먹을거리는 생존과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최근 먹을거리는 과학과 접목돼 또 다른 영역으로 확장돼 가고 있다. 우선 생존의 수단을 넘어 건강한 삶의 전제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더 건강하고 바른 먹거리를 비롯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먹거리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등의 연구기관에서는 비만억제 효과가 있는 쌀이나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은 자색 고구마 등기능성 식품을 개발하며 이전과는 다른 먹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한식 세계화를 위해 짠 맛을 조절하는 센서를 내놓는 등 국내 먹거리를 산업의 영역으로 키워 나가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초과학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과학영역이 섞이며 먹거리를 둘러싼 과학은 우리시대 응용과학의 좋은 발전 사례가 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식탁은 과학적 연구의 성과들이 가득하다는 얘기다.

 ◆우리의 주식 '쌀'에 숨겨진 과학
삼시세끼 밥을 주식으로 삼는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식품은 단연 쌀이다. 그만큼 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능성 쌀을 개발해 보급하면 여타 식품보다 국민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일례로 농촌진흥청은 지난 2006년 국제미작연구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능성 벼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필리핀에 위치한 국제미작연구소는 벼 연구를 전담하는 유일한 국제연구기관으로 전세계 벼 유전자원 11만5000여점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농촌진흥청은 이 협약을 통해 베타카로틴이 함유된 '황금쌀'과 체지방을 감소시켜주는 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주는 쌀, 항산화 쌀, 항노화 쌀 등을 잇따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중 베타카로틴을 함유한 '황금쌀'은 하루 밥 두 공기(200g)정도로 비타민 A 일일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는 기능성 식품이다. 동남아시아 등 저개발국가에서 영양 불균형에 시달리는 어린이를 구하고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후원으로 처음 시작됐던 황금쌀 연구는 국내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벼의 잎이나 줄기, 뿌리는 일반 벼와 동일하되 쌀에만 베타카로틴을 생성한 신기능성 쌀로 고안됐다.

특히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도정 후에도 영양소가 손실되지 않도록 쌀의 배유 부분에 베타카로틴을 생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쌀이 영양제로 비타민 A를 섭취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효과적인 비타민A 공급원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황금쌀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한 2008년 국가연구개발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고 국제 특허도 출원됐다.

이 밖에도 농촌진흥청은 일반 쌀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소플라본 성분을 더해 항암ㆍ항산화 효과가 있는 쌀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포스텍 안진흥 교수 연구팀이 철분과 아연 함량을 대폭 증가시켜 빈혈치료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쌀을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밥만 먹어도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으며 나아가 질병 치료까지 가능하게 됐다는 얘기다.

쌀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중이다. 지난 4월 농촌진흥청은 벼 돌연변이 집단을 이용해 돌연변이 원인 유전자의 염기서열 해독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벼에 존재하는 다양한 유전자의 기능을 대량으로 해석할 수 있게 돼 다양한 고부가 기능성 쌀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기능성 쌀이 본격적으로 상품화돼 우리 식탁에 일반화되는 날이면, '밥이 보약'이라던 조상님들의 말이 사실로 입증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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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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