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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강국코리아 '웹소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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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캐나다인 코릿 바틀리 양(23)이 최근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눈 흰자위 점을 없애는 수술을 받기 위해서다. 캐나다 의사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수술을 꺼렸다. 바틀리 양은 인터넷으로 관련 논문을 검색하다, 서울대병원 안과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말끔히 치료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병원을 찾아 검사와 수술을 하루에 끝냈다. 한국을 처음 찾았다는 그는 관광과 시술 후 관리를 받고 1주일 후 출국했다.

#중국인 왕위에 양(24)은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한국 의사를 만났다. 중국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메신저'를 이용해 한국 성형외과 직원과 대화를 나눈 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얼굴뼈성형을 받았다. 물론 병원말만 듣고 수술을 결심한 건 아니다. 사전에 '한국성형 체험담'을 모아둔 인터넷 카페에서 관련 정보를 샅샅이 뒤지는 '치밀함'을 보였다.
대세는 '입소문'이 아니라 '웹(web)소문'이다. 과거엔 우연한 기회로 한국의료를 체험한 사람이, 자국으로 돌아가 이를 '소문내주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혹은 한국 의료인과 친분을 맺은 외국 의사가 자신의 환자를 부탁해오는 '학술형' 방식도 많았다.

하지만 각종 온라인 정보교류 도구가 많아지면서 의료관광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규모와 명성'으로 승부하는 대학병원보다는, 예비 환자에 1대 1로 접근해 승부를 보겠다는 '소형ㆍ웰빙의료' 분야 병원들이 앞장서고 있다.

온라인을 이용한 해외환자 유치는 크게 두 방식으로 나뉜다. 인터넷에 병원의 시술종류, 장점 등을 올려놓고 환자들이 검색하도록 유도하는 '소극적' 방식이 첫 번째다. 현재 해외환자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많은 병원들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으로 쓰여진 병원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 접근은 다소 적극적이다. 소위 '3대 IT 마케팅'이라 불리는 카페, 메신저, 스마트폰 등으로 마케팅 영역이 활발해지고 있다.
◆IT마케팅, 중국인 공략에 주효

인터넷을 이용한 외국인 환자 마케팅은 중국, 일본 등 인터넷 이용이 활발한 국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일본인들은 주로 간단한 '피부관리' 등 영역에 관심을 보이는 반면, '성형수술'에 집중하는 중국인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 획득에 보다 적극적이다.

중국 젊은이들이 한국의료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식은 인터넷 카페다. 한국에서 성형을 받은 환자들이 체험담 등을 올리면 그에 댓글이 달려 평가가 이뤄지고 정보를 교환하는 형태다.

왕위에 양이 한국성형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곳도 '뷰티백사이트'라는 성형카페다.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변신한' 사진을 올린 게시물을 보게 됐다. 사후관리 요령, 중국성형과의 장단점 비교 등 정보를 얻은 후 본격적인 상담을 결심했다.

왕 양은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QQ메신저'를 통하면 한국 성형외과 직원과 실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것이 수술을 결정한 계기가 됐다. 병원 측이 예상 가격이나 수술법 등 필수정보뿐 아니라 화상연결을 통한 상담과 입국방법, 관광정보까지 '완벽하게'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박상훈 아이디병원 대표원장은 "네티즌만의 공간인 카페에는 병원이 직접 글을 올리거나 홍보를 할 수 없으므로, 관심을 보이는 예비환자들을 병원으로 끌어들일 방법이 필요했다"며 "메신저를 이용, 이들에게 상담을 제공해주는 방법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 병원이 메신저로 상담하는 중국인 환자는 하루 50명에 달한다. 물론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메신저를 통해 사후 관리를 해준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마케팅도 점차 활기를 띄고 있다. 현재는 성형정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병원소개, 의료정보, 간단한 비용안내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향후 사진을 전송하고 병원으로부터 개인별 견적, 가상성형 정보 등을 제공받는 방식도 소개될 예정이다.

온라인 특성상 '신랄한 평가' 감수해야

병원 입장에선 IT 도구를 활용, 환자 모집이 수월해진 대신 자칫 문제가 발생하면 '혹독한' 평가도 감수해야 한다. 온라인 특성상 병원 이름이 실명으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박상훈 원장은 "온라인 입소문은 특히 '부정적' 정보일 때 더욱 빠르다"며 "해외환자들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사후 관리에 철저히 임하는 등 원론적인 고객 관리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완전히 시장의 자율에 맡겨진 만큼, 그에 따른 관리도 의료기관 자체의 몫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영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외국인환자마케팅팀장은 "메신저나 스마트폰 등 IT기술을 적극 이용하는 방식은 더욱 확산돼야 할 '좋은 아이디어'로 보인다"며 "하지만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마케팅 도구 발굴 뿐 아니라 의료의 수준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전문의가 시술을 하는 등 자체 품질관리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에 따르면 의료관광이 본격화 된 후, 외국인으로부터 제기된 문제점은 당초 예상했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주로 한국 의료현실에 맞춰 외국인을 진료하며 생긴 문제들이다. 진료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지 않는다거나 의사소통에 대한 불만들이 꾸준하다고 한다.

이 팀장은 "특히 중국에선 '환자를 한국에 빼앗기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형성되고 있어, 의료기술을 중국의사에게 전수하는 등 '양방향 무역'에 대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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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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