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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①]'모성애'와 한(恨)을 버무린 '식객:김치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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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영화 '식객'은 겨울철 언 땅에 묻어놓은 김장김치의 맛, 1년 365일 먹으면서 한국인의 뇌리 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김치 '엄마의 손맛'에 대한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다.

'김치'만을 소재로 한 음식영화라 볼거리가 약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졌다. 김치는 한국인의 수, 또 엄마의 수만큼 무궁무진한 이야기, 무한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이 뿐 아니라 경연 대회를 통해 펼쳐지는 다채로운 김치의 향연은 스크린에 '김치 꽃'을 피웠다.
'식객'의 두 주인공인 성찬(진구 분)과 장은(김정은 분)은 엄마에 대한 원망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 밑에서 자라다 버림받은 성찬과 요리집 기생출신 수향(이보희 분)밑에서 자란 장은은 각자 엄마에 대한 한(恨)을 품고 자란 요리사들이다.

이런 이유로 장은은 엄마를 상징하는 전통을 거부하는 퓨전요리사로 성공하게 되고, 성찬은 친엄마 대신 자신을 거둬 준 수향을 따르면서 식자재를 팔며 평범한 삶을 이어간다.

불우한 어린시절의 상징인 춘향각을 헐어버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장은과 이를 막으려는 성찬은 김치 경연대회를 통해 한 판 대결을 펼친다.
하지만 경연대회의 한 챕터가 넘어갈 때마다 이들이 겪어야 할 신맛 매운맛 짠맛 단맛 쓴맛 등 '맛'에 대한 고민은 '희노애락'이 얽힌 인간의 삶, 성찬과 장은 스스로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김장할 때는 손맛이 상할까 시어머니도 며느리의 눈치를 봐야 하듯 엄마에 대한 원망이 음식에 미묘한 쓴 맛으로 나타나는 성찬, 자신의 과거를 단칼에 베어내 진정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맛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장은의 '김치전쟁'은 자신의 과거, 엄마와의 전쟁으로 변한다.

영화는 과거 회상장면과 요리대결장면 등이 번갈아 보여지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를 더한다. '김치전쟁'이라 명명했지만 사실은 과거, 엄마,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서글서글하지만 뚝심있는 성찬 역의 진구와 날카로워 보이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장은 역의 김정은은 적절한 캐스팅, 믿음직한 이 두 배우는 호연을 선보였다. 특히 이보희·김영옥·추자연 등 엄마들의 탁월한 연기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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