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자수첩]김호중 공연강행, 책임과 금전손실 만회 사이의 줄타기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기자수첩]김호중 공연강행, 책임과 금전손실 만회 사이의 줄타기
AD
원본보기 아이콘

연예인은 인기로 돈을 버는 직업이다. 팬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이 출연하는 영화나 음원, 광고하는 제품에 지갑을 연다. 그 영향력을 고려할 때 연예인이 져야 할 사회적 책무가 가볍지 않다. 최근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 갈림길에 선 김호중은 연예계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김호중은 지난 9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 너머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 운전 치상)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2일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런데도 김호중 소속사는 23, 24일 진행되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논란이 불거지자 KBS가 빠지고 교향악단 단원들도 손절에 나섰지만, 무대에 오르겠다며 버텼다.

소속사는 “김호중은 오는 23∼24일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경찰 조사에 따른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통상 ‘자숙’이란 범죄에 연루되면 사과하고 즉시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것을 뜻하지만, 김호중은 공연 후에 자숙하겠다고 했다. 공연 수익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두고 보던 법원은 김호중의 공연이 예정된 24일 정오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피의자를 구인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만큼 심사 당일인 24일 오후 8시 시작되는 공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김호중이 팬들에게 “약속은 지킨다”는 인식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무엇보다 수십억 위약금을 물기 싫어서 강행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앞서 김호중은 음주 뺑소니 직후인 지난 11·12일 고양 공연과 18·19일 창원 공연도 예정대로 진행했다. 덕분에 위약금을 물지 않고 40억원 매출 규모의 4회차 공연을 마무리했다. 당장은 금전적 손실을 피한다 해도, 잃어버린 대중의 신뢰는 돈으로 살 수 없다. 인기를 얻는 데는 수년, 수십 년이 걸리지만,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허그'만 하는 행사인데 '목 껴안고 입맞춤'…결국 성추행으로 고발 음료수 캔 따니 벌건 '삼겹살'이 나왔다…출시되자 난리 난 제품 수천명 중국팬들 "우우우∼"…손흥민, '3대0' 손가락 반격

    #국내이슈

  • "단순 음악 아이콘 아니다" 유럽도 스위프트노믹스…가는 곳마다 숙박료 2배 '들썩' 이곳이 지옥이다…초대형 감옥에 수감된 문신남 2000명 8살 아들에 돈벌이 버스킹시킨 아버지…비난 대신 칭찬 받은 이유

    #해외이슈

  • [포토] '아시아경제 창간 36주년을 맞아 AI에게 질문하다' [포토] 의사 집단 휴진 계획 철회 촉구하는 병원노조 [포토] 영등포경찰서 출석한 최재영 목사

    #포토PICK

  • 탄소 배출 없는 현대 수소트럭, 1000만㎞ 달렸다 경차 모닝도 GT라인 추가…연식변경 출시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시트모터 화재 우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이혼한 배우자 연금 나눠주세요", 분할연금제도 [뉴스속 그곳]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리는 日 '사도광산' [뉴스속 인물]"정치는 우리 역할 아니다" 美·中 사이에 낀 ASML 신임 수장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