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직원은 임진강 수위를 측정하는 무인자동경보시스템 장비로부터 통신장애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수 십 차례 받고서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때 당직근무자였던 다른 직원 역시 사고 당일 오전 두 차례 연천군 당직근무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뒤늦게 대전 본사의 연락을 받고서야 현장에 나왔다. 그러나 수위가 올라간 것만 보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당직은 왜 섰고 현장엔 왜 나왔는지 의문이다.
일련의 행태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보호에 직접 연관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근무태도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결국 수자원공사는 임진강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바람에 애꿎은 생명들이 희생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자원공사는 10일 서둘러 임진강 관련자 5명을 직위해제했다고 했다. 사후약방문 격이다.
이번 사건은 해당 근무자들의 문제로만 덮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닌 것 같다. 분명 수자원공사는 임진강 수계관리담당자 등이 해야 할 근무지침과 위기대응매뉴얼을 갖고 있을 터다. 대응매뉴얼이 잘못 됐거나 평소 직원교육을 대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조직적인 직무유기’란 소리까지 듣는 이유다.
임진강 참사는 분명한 ‘인재’다. 북한 탓만 할 게 아니라 이상 징후를 보고도 ‘모르쇠’로 일관한 수자원공사의 무사안일주의를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 위기관리시스템이 품고 있는 문제점도 꼭 짚어내고 개선보완 해야할 것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노형일 기자 gogonh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