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이 지난 5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스모그로부터 구원을 요청하는 절절한 심경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말로만 들어 믿기 어려웠던 베이징의 스모그는 겨울철 들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베이징에 살면서 눈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스마트폰 날씨 애플리케이션을 켜는 거다.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수치부터 본다. 이 농도에 따라 시 당국이 경보를 발령하는데, 지난주에는 올 하반기 들어 처음으로 '오렌지색(橙色)' 경보가 울렸다. '청색<황색<오렌지색<홍색' 순으로 스모그 강도를 가늠한다. 6단계로 나뉜 대기질지수(AQI)도 내내 5단계(심각한 오염)에 머물렀다.
일부 지역은 가시거리가 50m에 못 미쳐 차도 사람도 거북이걸음이었다. 활주로마저 삼켜 버린 스모그 탓에 공항에서는 1000대가 넘는 항공기가 이착륙하지 못했고 이용객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이쯤 되면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는 게 상책이다.
지금은 베이징과 함께 인도 뉴델리가 최악의 '스모그 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스모그와 흡연 등 원인으로 중국에서만 하루 평균 2000여명의 폐암 환자가 발생한다는 통계는 섬뜩하다. 그러나 일찍이 1900년대 중후반 산업화를 겪은 로스앤젤레스나 런던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생명을 잃은 것은 물론 사회·경제적 비용을 치르고 나서야 스모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중국 정부는 이미 대기 오염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존폐의 기로에 놓일 만큼 민감한 추세다. 한국을 포함한 인접국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 해결에 나서 중국발(發) 스모그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질 날을 그리는 것은 기대난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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