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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의 몸으로 쓰는 이야기] 직립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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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 문화스포츠 부국장

허진석 문화스포츠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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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니스트 김형석은 2010년 6월에 쓴 '그 배우의 섹시그래피'라는 칼럼에서 샤론 스톤을 다룬다. '30대 중반의 무르익은 육체와 강렬한 마성과 카리스마가 결합된, 절정에 올랐을 때 남자를 얼음송곳으로 찔러 죽이는 치명적 여인.' 그렇다. '원초적 본능'의 주인공 캐서린 트러멜이다. 김형석은 '그저 그런 영화에서 조연 배우로 끝나버릴 수 있었던' 스톤이 이 영화에서 "단 1초의 노출로 스타덤에 올랐다"고 썼다. 그 유명한 '다리 꼬기' 장면!

 캐서린 트러멜은 원초적 본능을 위해 어떤 행동도 두려워하지 않는 악마적 캐릭터이다. 슈퍼스타가 된 스톤은 역설적이게도 '섹스 심벌'이라는 명성과 싸웠다. 그녀는 '팜므파탈'에 갇히기를 거부했다. '마지막 연인(1994)'에서 커리어 우먼을 연기했고 액션영화 '스페셜리스트(1994)'도 찍었다. 1995년에 출연한 '퀵 앤 데드'는 서부극이다. 하지만 팬들은 스톤이 계속 섹스 심벌이기를 원했다. 2006년 '원초적 본능2'를 찍은 그녀가 말했다.
 "사람들은 극장에 앉아 이렇게 말한다. 난 샤론 스톤이 무슨 말을 해도 관심 없어. 난 그저 그녀가 벗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 이 영화에서 벗을까? 이 영화에서 그녀의 누드와 엉덩이를 볼 수 있을까?"

 그런데 왜 가슴이 아니고 엉덩이일까? 지난 정권에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했다가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대변인 윤아무개 씨는 왜 하필 그녀의 엉덩이를 건드렸을까? 사건이 발생했을 때 미디어에서 '쥐었다', '잡았다', '움켜쥐었다' 등으로 표현한 대변인의 행동은 대통령 일행이 귀국한 다음 대개 '만졌다'로 통일되었다. '만졌다'와 '움켜쥐었다'는 전혀 다른 동작이지만 죄질에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대변인은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엉덩이는 몸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상ㆍ하체를 연결할 뿐 아니라 몸을 지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엉덩이 근육인 둔근(臀筋)은 몸에서 가장 크고 힘이 세다. 특히 골반후면에 있는 대둔근은 둔근 중에서도 가장 크다. 이 근육은 하지(下肢)를 뒤쪽으로 당겨 고정하고 골반과 체간(體幹)을 뒤로 당겨 바로 서게 한다. 따라서 사람이 직립하는 데 꼭 필요하다. 직립, 즉 인간 본질의 일부를 이루는 근육인 것이다.
 중년의 엉덩이는 젊은 여성의 엉덩이보다 더 중요할지 모른다. 의학박사 다케우치 마사노리는 2012년에 낸 『중년 건강 엉덩이 근육이 좌우한다』라는 책에서 엉덩이 근육이 있어야 몸을 지탱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기에, 엉덩이 근육을 단련해야 건강을 지키고 장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책에서 엉덩이 근육을 단련하여 생활습관병을 치유하고 노화를 예방하는 비법을 여러 가지 소개한다. 이 부분이 재미있다.

 '신체 온도를 높이면 면역력이 높아진다. 상반신은 차갑게, 하반신은 따뜻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반신을 따뜻하게 하려면 근육을 키워야 한다. 그중에서도 엉덩이는 상반신과 하반신을 연결하는 중요 부위이며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우리 몸의 근육 가운데 가장 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엉덩이 근육을 잘 안 쓰기 때문이다. 엉덩이를 단련하면 주변 근육까지 함께 단련된다.'

문화스포츠 부국장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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