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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4차 산업혁명시대, 정부 규제와 스타트업

최종수정 2017.12.12 10:47 기사입력 2017.12.12 10:47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현재 우버의 기업가치는 680억 달러 수준이다. 미국 스타트업 데카콘(유니콘 기업의 10배인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넘는 기업) 가운데 1위, 에어비앤비는 310억 달러로 2위다. 우버는 카풀과 카 셰어링으로 도시 모빌리티(이동수단)를 변화시킨 동시에 자율주행차 개발을 통해 테크기업으로도 변신했으며 에어비앤비 비즈니스는 공간공유를 넘어 도시재생에 영향을 미치는 등 두 기업은 혁신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2007년 6월 출시했다. 당시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토로라 등 일부 제조사를 제외하면 외국산 휴대폰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휴대폰에는 반드시 국내 개발 무선 인터넷 플랫폼인 위피(WIPI)가 탑재돼야 했기 때문이다. 해외 업체들이 굳이 한국시장을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수정할 필요가 없었다. 위피 의무 탑재는 2009년 4월 폐지됐고, 그해 말이 돼서야 아이폰이 출시됐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시장과 생태계 형성이 미국 등에 비해 2년 이상 늦은 셈이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8월, 우버는 2009년 3월 설립됐다. 세계 경제 위기로 모두가 어렵던 시절이었다. 이들 기업은 저렴한 비용으로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획득하는 공유경제 그리고 스마트폰 확산과 맞물려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우버, 에어비앤비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태동하지 못한 것이 앞서 말한 위피 의무 탑재 규정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가정일지 모른다. 하지만 정보통신 강국이라고 자평하는 마당에 그 이유를 살펴보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올해 초 미국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트(CB Insights)가 이른바 4차 산업혁명 기술들로 평가받는 신약개발ㆍ비즈니스인텔리전스ㆍ게임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100대 기업을 발표했다. 이중 한국 기업은 1개에 불과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규제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뒤쳐졌다고 이야기한다. 지난 11월30일 국무조정실은 관계부처합동으로 신산업 규제혁파와 규제 샌드박스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기존 법령에 한정적ㆍ열거식으로 정의되어 있는 사업요건과 기준들을 포괄적 개념으로 정의하고, 유연한 제품ㆍ서비스 분류체계를 도입하는 입법방식의 전환이 그 내용이다. 또 신제품과 신서비스의 조속한 시장 출시를 위해 시범사업ㆍ임시허가ㆍ규제 탄력적용 등을 규제 샌드박스에 우선 도입해 검토한 뒤 개별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규제에 막혀 고전하는 스타트업들이 용기를 갖고 연구개발과 비즈니스를 펼칠 바탕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이뿐 아니라 정부의 또 다른 역할도 기대하고 싶다. 현재 카풀 서비스 업체 풀러스와 서울시 간 벌어진 갈등은, 과거 우버 불법 논란에 이어 규제와 신산업 간 충돌이라는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됐다. 전국택시연합회와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의 저항으로 국회 토론회가 무산된 사건 역시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가 우리 사회를 대립 국면으로 치닫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앞으로 카풀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현행 규제 시스템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득권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신사업 활성화를 꾀하는 정부의 '스마트한' 중재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스타트업에게도 할 말이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소비자의 애국심에 호소해 사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또 좁은 국내 시장만으로 기업들이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역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국민이 원하고 기대하는 건 현재의 노멀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기술과 서비스로 무장한 혁신과 혁명적 기업가 정신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성장에 기대가 크다.

차두원 한구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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