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소비트렌드·생계유지 필수품목에 지갑 열어
백화점 3사 여름정기세일 실적 사실상 '제자리'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치솟고 있지만 실제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해 소비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백화점 실적은 불볕더위 속에서 여전히 한겨울에 머물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11.1로 전월대비 3.1포인트나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11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소비심리는 지난해 연말 최순실 국정농당 사태로 급락해 지난 1월 최저치까지 떨어진 뒤 지난 2월을 기점으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4~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서도 백화점업계의 실적은 부진했다. 이기간 백화점 매출 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반면 할인마트 3.9%, 슈퍼마켓 4.3%, 편의점 21.6%, 온라인 30.6% 실적과 비교됐다. 생계를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생필품 구입이나 저렴한 상품에 지갑을 열었다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한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가 소비심리를 끌어올렸지만, 아직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은 탓이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의 업황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점포를 제외한 대부분 점포의 매출 부진이 원인"이라며 "소비 경기 지표는 심리를 제외하고 여전히 부진한 모습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 신용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올 하반기 고용 여건이 개선된다면 소비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효율적 비용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상반기까지 부진했던 일부 점포의 경우 증축 공사를 완료하면서 매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어 "신정부 출범에 따른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과 자산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소비 경기의 반전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