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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 심리 개선에도 소비 정체 이유 "중산층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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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미국의 주요 소비자 심리지표는 역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는 강 세를 보이고 있으나, 미국의 소비 지출은 정체되고 있다. 소비심리 개선에도 소비 정체가 나타나는 이유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중산층의 축소 현상이 소비 부진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클리블랜드 연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산층은 높은 한계 소비 성향을 보여왔다. 즉, 소득의 상당 부분을 소비함으로써 미국 경제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 0.25%의 중산층만이 상위 소득 가구로 편입된 반면, 약 3.25%의 중산층이 소득 하위가구로 이동함으로써 '구조적' 소비 부진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미국 전체 가구에서 중산층 가구의 비율은 2015년 50%를 기록하면서, 1971년(61%) 대비 약 11%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미국 중산층 규모 축소의 원인은 바로 많은 수의 중산층 가구가 하위 소득 가구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 미시건대학의 소비 심리 지수를 소득별로 분류해보면, 상류층의 소비 심리만 가파르게 개선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반면 중위 소득 및 하위 소득 계층의 소비심리는 상대적으로 개선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의 소비는 왜 중요할까? 바로 중산층의 높은 한계 소비 성향과 소비 심리 지수에 대한 영향력 때문이다.

Income Inequality and Income-Class Consumption Patterns(2016)에 따르면, 미국의 중산층은 높은 한계 소비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한계소비(Marginal Propensity to Consume)는 추가 소득 중 저축하지 않고 소비되는 금액을 나타내는데,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경우 소득의 증가가 소비의 증가로 순환되면서 사회전체의 소비 증대에 긍정적인 영 향을 주게 된다. 미국의 경우 소득 상위 가구에 비해 중산층 가구의 한계소비 성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소득 상위 계층의 임금은 중산층과 소득 하위 계층에 비해 가파르게 증가해왔으나 그들의 소비 증가는 소득의 증가 속도만큼 빠르지 않았다. 미국의 'Current Population Survey'자료를 보면, 2015년에서 7월 2016년 6월까지 평균적으로 소득 5분 위 계층(임금 최상위 20%)의 임금은 약 8.8% 증가한 반면 이들의 소비는 약 3.8% 상승에 그쳤다.

반면, 소득 3분위 가구의 임금은 약 3.0% 증가하면서 소득 5분위에 비해 월등히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의 지출은 동기간에 2.9%나 증가하면서 소득 5분위와 약 0.9%p의 차이만을 보였다. 즉 실질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에 비해 소비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 집단은 소득 상위 계층이 아니라 중산층이라는 설명이다.

클리블랜드 연은 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숙련된 노동력과 충분한 소비 여력을 가진 중산층 규모는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30년에는 전체 중산층 규모에서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중산층의 비중은14%와 7%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아시아의 경우 66%로 증가해 전세계 중산층의 절반이 넘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는 매우 긍정적인 일이지만, 2010년대 후반의 상황에서 보면 먼 미래의 일에 불과하다"면서 "선진국 중산층의 축소 경향이 지속될 경우, 심리지표와 실물지표의 괴리 현상이 상당기간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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