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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이야기] 담배세, 이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때

최종수정 2018.11.16 14:18 기사입력 2018.10.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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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흠 김앤장 변호사

백제흠 김앤장 변호사

올해부터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담배세가 일제히 인상됐다. 2014년 담배세 대폭 인상의 후속조치로 전자담배의 제세금 부담이 일반담배보다 현저히 낮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 흡연율의 지속적 상승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일반담배 1갑 기준 조세 및 부담금이 포함된 전체 가격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했다. 지방세인 담배소비세 및 각종 부담금의 대폭 인상과 국세인 개별소비세의 신규 도입으로 요약된다.

그에 따라 우리가 4500원짜리 담배 1갑을 사면 담배소비세 1007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지방교육세 443원, 부가가치세 409원, 폐기물부담금 24원, 연초안정화기금 5원을 부담하게 된다. 세금 및 부담금을 합친 금액이 무려 3323원(73.8%)에 달한다. 판매가격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담배세는 휘발유 1ℓ 판매가격 1475원 중 575원(39.0%), 소주 1병 판매가격 1015원 중 476원(46.9%)과 비교해도 매우 과도한 느낌이다.

고율의 담배세는 특유한 2가지 기능에 그 정당성의 기반을 두고 있다. 첫째는 국민의 금연을 유도해 국민건강의 증진에 이바지하고, 둘째는 지방자치단체의 안정적인 재정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도 유사한 근거에서 담배 판매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담배가격은 2017년 기준 일본의 5.3달러와 비슷하고, 미국 뉴욕주 12달러, 영국 11달러, 싱가포르 9.7달러, 프랑스 8.3달러, 독일 6.9달러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9월 국회예산정책처에서 2014년 담배세 인상 이후의 흡연율 감소 및 세수증대 효과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는데 그 결론이 매우 흥미롭다. 2014년 담배세 인상으로 우리나라 성인 흡연율은 2015년에는 39.4%로 전년도 대비 2.8% 감소했다가 그 이듬해인 2016년에는 다시 40.7%로 증가했다. 반면 신설된 개별소비세의 징수세액은 2015년 1조7000억원, 2016년에는 2조2000억원, 2017년에는 2조1000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담배세 인상은 금연에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반면, 국가 세수의 측면에서는 당초 예상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담배판매로 거두어들이는 담배소비세는 3조7000억원, 개별소비세는 2조2000억원, 국민건강부담금 3조원으로 합계 약 9조원에 이른다. 참고로 2016년 국세청의 세수는 약 233조원으로 그중 소득세가 약 70조원(30.1%), 법인세가 약 52조원(22.3%), 부가가치세가 약 62조원(26.4%)을 차지한다. 한편 지방세 총계는 약 75조원으로 그중에서는 취득세가 21조원(28.7%), 지방소득세가 약 13조원(17.3%), 재산세가 약 10조원(13.1%), 자동차세가 약 7조5000억원(10.0%)이다. 담배세가 국세와 지방세의 주요 세목들의 세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세에서 차지하는 개별소비세(담배분) 2조2000억원은 상속세의 1조9000억원, 종합부동산세의 1조2000억원을 각각 상회하는 수치이고, 증여세의 3조3000억원에는 약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차순위 국세 세목의 드러나지 않는 선두 주자라고 할 만하다. 지방세에서도 담배소비세는 3조7000억원을 거두어들여 지방세 중 독립세만을 떼어놓고 보면 취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자체 세원의 약 절반을 의존재원인 지방교부금과 국조보조금 등이 차지하고 있는 현 실정에서 담배소비세가 지방정부의 자주재원으로서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다. 담배 1갑에 포함된 약 840원의 부담금으로 2017년 기준 약 3조원의 국민건강증진기금이 조성됐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그 전액이 담배판매로 발생하는 부담금으로만 조달됨에도 불구하고 그 재원은 국민건강보험의 일반재정으로만 주로 사용돼왔다. 흡연자들이 부담한 돈이므로 그 일부라도 흡연율을 낮추고 흡연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위해 지출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그 좋은 예로, 2017년부터 30년 이상 담배를 피워 온 55세 이상 74세 이하의 흡연자들에게 무료 폐암검진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운영하는 금연지원센터나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금연클리닉도 보다 더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 재원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적극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담배소비세나 개별소비세에서도 일정 부분을 조달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담배는 우리 역사 속 유구한 '전매(專賣)' 제도와 역사를 같이하고 있다. 고려시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를 거쳐 정부 수립 이후 1997년까지 담배의 제조ㆍ판매 권한은 국가에 독점돼왔다. 소금의 전매제도가 1962년까지, 홍삼의 전매제도가 1996년까지 유지된 것과 비교하면 가장 오랜 시간 국가가 독점해온 산업이다. 당초 담배소비세는 1984년 농지세를 수입과세에서 소득과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결손이 생긴 지방세수를 보전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됐는데,  당초 담배소비세는 1984년 농지세를 수입과세에서 소득과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결손이 생긴 지방세수를 보전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됐는데, 지금까지의 현황 및 통계를 보면 담배세는 이와 같은 국가 및 지방재정 조달목적은 200% 달성한 듯하다. 그러나 그 목적의 하나인 담배세를 통해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는 측면은 다소 부족하다. 금연억제의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면 흡연자들에 대한 다른 방식의 지원이라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재정 조달'이라는 집토끼를 지키면서, '국민 건강 보호'라는 산토끼를 잡는 묘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제흠 김앤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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