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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의 꽃, 개성공단①]14년간 '밥벌이' 함께 한 남북 사람들…지우지 않은 명함 속 개성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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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내 한 공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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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개성공단은 '경협의 꽃'이라 불렸다. 김대중 정부시절 착공해 2004년 처음 문을 연 공단에서 남과 북은 손을 맞잡고 제품을 생산하고 부가가치를 만들어냈다. 분단 50여년만의 성과였다.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을 때마다 흔들렸고 여러 부침을 겪었지만 적어도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지는 말자'는 무언의 약속이 있었다. 함께 먹고 살아가야하는 수만명의 남한 근로자와 북한 근로자들, 또 그들의 가족 수십만명의 생계가 거기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이 밥벌이를 공유할 수 있었던 장소였다.
2003년 6월30일 착공해 2004년 6월 9만3000㎡ 면적의 시범단지조성이 완료됐다. 2004년 12월 시범단지 분양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 처음으로 반출됐다. 2007년에 1단계 분양 및 1단계 1차 기반시설이 준공돼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개성공단은 2016년2월 공단 중단전까지 120여개 우리 기업이 진출, 북측의 근로자가 5만명을 넘기도 했다.

중단 2년7개월이 된 개성공단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남북 정상이 9·19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조속한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대화 문제가 남아있지만 개성공단기업들은 재가동이 연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평양 방문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개성공단 재개 문제에 대해)북측 실무관계자들은 '왜 못 들어오고 있느냐', '바짝 열어놓고 있는데…'라며 답답해 한다"며 "리용남 내각 부총리는 과거 진행되던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을 언급하며 조건이 되면 개성공단을 먼저 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2013년 한차례 중단됐던 개성공단은 당시 166일만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한 공단 근로자가 오랜만에 만난 동료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2013년 한차례 중단됐던 개성공단은 당시 166일만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한 공단 근로자가 오랜만에 만난 동료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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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불망 공장 재가동을 염원한 개성기업인들의 한이 풀릴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개성기업인들의 명함에는 여전히 '황해북도 개성시 봉동 개성공업단지'라는 개성법인 주소가 적혀있다. 공단 중단 이후 2년반이 훌쩍지났지만 이들은 명함을 새로 만들지 않았다. 신 회장은 "여전히 개성공장에서 일하던 때가 생생하다"며 "개성공단기업 대표나 관계자 대부분은 명함을 안 바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개성공단 내 시설 점검이 필수적이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중단 이후 6차례 방북을 신청했지만 통일부는 이를 불허하거나 승인을 유보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지난 5월 발족한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 태스크포스(TF)'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TF는 섬유 봉제(의류 및 신발), 화학 플라스틱 등 업종별 6개 분과로 나뉘어 단계별 준비 사항을 파악하고 대비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지만 남북 경협 속도가 더뎌지면서 개점휴업 상태였다. 매주 목요일 진행 예정이던 회의는 비정기 회의로 바뀌었다.

섬유ㆍ봉제 등의 일부 업종에서는 짧으면 2개월만에 공장을 복구해 가동할 수 있다고 봤다. 신 회장은 "기본적인 전기와 수도 같은 인프라를 정비하는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연내 재가동이란 목표도 이룰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내 한 공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개성공단 내 한 공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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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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