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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방수·발수·워터프루프'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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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홈쇼핑 방송의 한 장면. 발수코딩제를 바른 드레스에는 와인을 쏟아도 와인이 묻지 않는다는 사실을 홍보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해외 홈쇼핑 방송의 한 장면. 발수코딩제를 바른 드레스에는 와인을 쏟아도 와인이 묻지 않는다는 사실을 홍보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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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긴 장마가 물러가고 나니 태풍이 다가온다는 소식입니다. 집안에 방수처리가 제대로 안돼 비 피해 입은 곳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름이면 방수니, 발수니 하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장마 때 우산을 쓰거나 장화를 신고, 캠핑가서는 텐트 속에서 잠도 주무셨지요? 이런 제품들의 특징은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특수한 처리'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방수'와 '발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시계나 화장품 등을 보면 '워터프루프(water proof)'와 '워터레지스턴스(water resistant)'라고 표기돼 있는데 이는 또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먼저 방수와 발수의 차이입니다. 방수의 사전적 의미는 '각종 물질의 표면을 파라핀, 플라스틱과 같은 소수성 물질로 코팅해 물질 자체에 소수성을 주는 것'입니다. 소수성이란, 물과 친하지 않아 섞이지 못하는 성질이지요. 발수는 '보이지 않는 보호막을 형성해 물이나 기타 오염물질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입니다.


사전적 설명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보다 쉽게 설명하면, 방수가공은 '물의 침투를 막는 기술'이고, 발수가공은 '물을 튕겨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비가 올 때 사용하는 우산과 장화, 텐트 등과 일상에서 사용하면서 물이 침투해서는 안되는 시계 등이 방수가공된 제품입니다. 방수가공은 PVC(Poly Vinyl Chloride) 등의 소재를 사용해 물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표면처리를 하는 것이지요. 그 외 건물과 아스팔트, 목재, 전자제품, 자동차 등 비와 물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곳에 사용하는 화학기술입니다.

이런 물건들은 수증기까지 차단하는 불통기성 방수와 수증기는 통과할 수 있는 통기성 방수로 나뉩니다. 수증기가 통과하는 통기성 물건에는 우산과 비옷 등이 있지만 의복용으로는 위생적이지만 완전한 방수 효과는 거두지 못하는 제품이지요. 수증기까지 차단하는 불통기성 물건에는 방수성 고무를 입힌 천막과 실리콘 수지를 사용한 비옷 등이 있습니다.


방수가공 기술에는 PVC 원단에 폴리우레탄 용액을 얇게 코팅하는 PU코팅 방법, 얇은 필름 형태를 접착제로 접합시키는 라미네이트 방법 등이 있습니다. 라미네이트 방법의 대표적인 소재가 고어텍스입니다.

고어텍스 홍보영상.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고어텍스 홍보영상.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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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텍스는 1제곱인치(6.4516㎠)당 80억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구멍의 크기는 물방울 입자보다는 2만배 이상 작지만, 수증기 분자보다는 700배 이상 커서 물은 차단하면서 땀은 배출해주는 방수와 투습 기능을 가졌습니다. 주로 아웃도어 의류나 신발, 가방, 텐트 등에 사용되지요.


발수가공은 '발수성코팅(Water Repellent Coating)'이라고 하는데 물을 뿌렸을 때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혀 떨어지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일종의 보호막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수가공은 아웃도어 의류, 소파,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기술입니다.


비가 쏟아져도 자동차 유리가 물을 바로 튕겨내 시야를 가리지 않는 것은 발수코팅 처리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유리에 사용되는 발수코팅제는 실리카에 불소수지를 입힌 폴리머로 유리와 결합이 잘되고, 코팅 후 다른 화학제품을 사용해도 그 기능을 유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텐트나 스키복, 침낭처럼 유입 물질을 차단해야 하는 스포츠 제품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그러나 발수가공한 제품은 방수가공한 제품처럼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사용 후 잘 닦고, 잘 보관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완벽한 방수가 필요한 비옷이나 스키복 등에는 방수 코팅제를 별도로 발라 미세한 틈까지 모두 막는데 PVC 원료를 이용해 원단에 얇게 코팅막을 입힙니다.


카메라나 핸드폰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휴대해야 하는 전자제품은 물이 들어가면 고장이 나지만 요즘은 방수처리가 돼 출시됩니다. 전자기기에 물이 스며들 수 없도록 실리콘이나 고무 등을 이용해 액체의 침투를 막아주는 방수코팅을 하지요. 그런데 핸드폰의 경우 스피커나 마이크를 실리콘이 막아버려 소리가 통과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일부 제품은 고어텍스처럼 액체나 고체는 통과시키지 않으면서 소리와 같이 공기는 통과시키는 신소재를 사용합니다.

발수코딩제를 홍보할 때면 항상 등장하는 사진입니다. 비오는 날 자동차 유리에 바른 발수코팅제가 운전자에게 맑은 시야를 확보해준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발수코딩제를 홍보할 때면 항상 등장하는 사진입니다. 비오는 날 자동차 유리에 바른 발수코팅제가 운전자에게 맑은 시야를 확보해준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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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 수영장이나 땀으로 인해 화장이 지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워터프루프' 화장품입니다. 'waterproof'는 물이 들어오지 않게 한다는 뜻의 합성어로 방수와 같은 의미입니다. 보통 화장품은 '오일인워터(oil in water)' 형태로 수분이 기름을 감싸는 수용성 수분막을 형성하는 원리로 물에 잘 번집니다. 반면, 워터프루프 화장품은 '워터인오일(water in oil)' 형태로 유분이 막을 형성해 물이나 땀에 잘 번지지 않게 합니다.


그렇다면, 워터프루프와 워터레지스턴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방수시간의 차이라고 하는데 업계에서는 워터프루프는 물에 대한 지속력이 7시간, 워터레지스턴스는 4시간일 때 사용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워터프루프가 보다 센 개념으로 사용한다는 말입니다.


물이나 땀에 쉽게 지워지거나 희석되지 않는 내수성을 뜻할 때 워터 레지스턴스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물속에 20분 간격으로 2회 입수한 후 도포량의 50% 이상이 지워지지 않았을 경우 '일반 내수성' 등급, 같은 방법으로 4회 입수 후 측정하는 것이 '지속 내수성' 등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자외선차단제의 경우 워터프루프라는 용어는 자만입니다. 워터레지스턴스라는 용어가 적당하지요. 국제표준화기구(ISO)와 미국 연방무역위원회에서는 시계나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는 워터프루프라는 용어를 아예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워터레지스턴스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워터프루프라는 용어를 사용하려면 '잠수함' 정도는 돼야 한다고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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