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초반 하원선거서 민주당 선전, '샤이트럼프'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나주석 기자] '샤이트럼프'의 막판뒤집기는 없을까.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구도로 치러진 6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 개표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반이민ㆍ감세 등 주요 정책에 제동이 걸리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현재 개표 분위기를 살펴보면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선전하고 있다. 일찌감치 현지에서 예상됐던 시나리오 그대로다. 이번 선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CNN방송은 이날 조기 출구조사를 통해 "유권자의 3분의 2가 자신의 투표가 트럼프 대통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며 "유권자의 56%가 현재 미국이 잘못된 방향(wrong track)으로 가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바른 방향이라는 응답은 41%였다.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강세를 보였던 선거구에서도 지역별로 상이한 결과가 나타났다. 교외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남녀 간 성대결 양상도 확인된다. NBC방송이 실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브랫 캐버노 대법관 임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남성은 50%가, 여성은 37%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정계에서는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이 아닌 상원을 겨냥한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현재 분위기는 예상한 만큼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샤이트럼프'의 결집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공화당으로선 아쉬운 부분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 반 트럼프 구도의 선거에서 겉으로 대놓고 지지하지 않는 '샤이트럼프'가 어느 정도 투표장으로 향하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민자 출신 살인범죄자를 앞세워 불안감을 고조시켰던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가 의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앞으로 대통령 탄핵, 러시아 스캔들 관련 공세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탄핵을 위해서는 하원 통과 후 상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 탄핵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현지 언론들은 덧붙였다.
급등한 뉴욕 증시도 찬물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흥시장 투자 귀재인 마크 모비우스는 미국 하원의 과반수를 민주당이 차지하면 미국 증시를 약세장으로 몰아넣고 자금이 유럽, 일본, 개발도상국 주식으로 재분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에서 양원 분점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바라봐왔다는 점에서 큰 여파는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중간선거에 따른 증시반응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번 선거는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증시가 상승한) 과거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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