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223%·배추 91% 올라…닭 폐사·번식력 감소, 달걀 36% ↑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8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104.94)대비 0.5% 상승한 105.43(2010=100)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8월(105.57)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달에도 0.5% 올랐던 생산자물가는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년동월대비로는 3.0% 올라 2016년 11월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 간 원재료 등을 대량으로 거래할 때 형성된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 선행지표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오르면서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린 건 농산물이다. 농산물의 생산자물가는 한 달 간 무려 18.3%나 올랐다. 이는 2010년 9월(18.8%)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당시 17명의 사상자를 낸 태풍 ‘곤파스(KOPASU)’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올해 여름에는 극심한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농산물 출하량이 급격하게 줄어 값이 크게 올랐다. 특히 시금치가 전월대비 222.9% 오르면서 ‘금(金)금치’로 불렸다. 배추와 수박도 각각 91.0%, 50.4% 상승했다.
역대급 폭염은 축산물 값도 밀어올렸다. 축산물은 전달에 이어 3.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위 탓에 닭들이 폐사하고 번식력이 줄면서 달걀이 35.7%, 닭고기가 15.4% 올랐다. 쇠고기도 4.7% 상승했다. 반면 어획량이 늘어난 수산물은 3.7% 하락했다. 냉동꽃게와 게가 각각 34.2%, 23.5% 내렸고, 조기도 47.5% 값이 떨어졌다.
농산물, 축산물의 상승으로 농림수산품(134.61)은 8.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1년 1월(9.3%)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생산자물가지수의 상승세에 농수산물이 약 70% 가량 기여했다"며 "7월에 이어 여름철 폭염이 장기간 지속된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산품(100.17)은 0.1% 오르면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전달(0.5%)에 비해 그 폭은 줄었다. 화학제품이 자일렌(5.0%), 재생수지(4.0%), 프로필렌(3.2%)를 중심으로 0.6% 상승했다. 석탄및석유제품도 부탄가스(4.0%), 벙커C유(2.3%), 제트유(3.1%) 등 0.4% 올랐다. 또 음식료품 역시 가금류포장육(10.6%), 양우용배합사료(1.4%) 등을 포함해 0.4% 상승했다.
서비스는 여름 휴가철이 이어지면서 0.1% 올라 전달과 동일한 상승률을 보였다. 휴양콘도(18.5%), 호텔(3.3%) 등을 포함한 음식점 및 숙박이 0.3%, 국내항공여객(5.6%), 국제항공여객(1.1%) 등 운수는 0.1% 상승했다.
특수분류별 생산자물가에서도 폭염의 여파가 반영됐다. 식료품은 4.7%, 신선식품은 18.2% 올랐다. 에너지는 0.3% 상승한 반면 IT는 0.1% 하락했다. 식료품및에너지이외는 0.1%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국내공급자물가지수도 0.1%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공급물가지수는 물가변동의 파급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공급(국내출하, 수입)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생산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것이다. 국내 출하는 올랐지만 수입이 내려가면서 원재료가 0.8% 하락했다. 반면 중간재와 최종재는 국내출하가 오른 영향으로 각각 0.1%, 0.5% 상승했다. 또 수출을 포함한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 및 서비스 가격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지수는 0.3% 올랐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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