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입장에서 선의로 허락…사려깊지 못한 일 죄송"
유은혜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3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3일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관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과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사진)를 위장 전입시켜 준 장기용 신부가 "당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다른 부모(유 후보자)와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선의로 전입을 허락했다"며 "성공회가 특혜를 주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지난 1996년 10월∼1997년 4월 유 후보자는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거주했지만 주소지는 딸 친구의 집인 중구 정동이었고, 이에 따라 유 후보자의 딸은 인근 덕수초등학교에 진학했다.
장 신부는 당시 성공회 서울대성당 보좌사제로 있으면서 성당에 딸린 한옥 사택에 살았고, 자녀가 유 후보자의 딸과 같은 덕수초등학교 유치원을 다니면서 어머니들도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장 신부는 "당시 아이들 엄마들이 자주 모이는 것을 알았지만 저는 가끔 인사나 하는 정도였다"며 " 유 후보자가 민주화 운동을 했다거나 정치에 발을 들여놓을 분인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간에 유 후보자가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이라 성공회가 특혜를 주었다는 등의 소문은 전혀 사실 무근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적었다.
장 신부는 또 당시 덕수초가 정원이 미달 될 정도로 학생들이 부족했고, 따라서 유 후보자의 딸이 입학한다고 해서 다른 학생들이 입학을 못하거나 피해를 입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장 신부는 "과거 선의로 한 일이 22년이 지난 지금 와서 이렇게 큰 이슈가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저의 사려 깊지 못한 일로 교회와 국민들에게 누를 끼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후보자 역시 위장전입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지난 4일 "자녀의 보육상 목적으로 이뤄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으며 부동산 투기나 소위 강남 8학군 등 명문학군으로의 진학을 위한 부정한 목적은 결코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둘째(21·아들) 출산을 앞두고 엄마로서 아이를 세심하게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딸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같은 유치원에 다니던 친구들과 같은 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유 후보자의 아들은 지난 2016년 신체검사에서 ‘불안정성대관절(십자인대 파열)’로 5급 판정을 받고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아들이 만 14세였던 2011년 동네 체육관에서 유도 연습을 하다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을 받았고, 만 17세였던 2014년에 학교에서 축구를 하던 중 같은 부위를 다쳐 다시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부위를 반복적으로 다쳐 지금도 오랜 시간 서 있으면 오른쪽 무릎의 통증으로 힘들어 한다는 것이 유 후보자의 설명이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유 후보자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인사청문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유 후보자가 피감기관 건물에 지역구 사무실을 둔 점, 아들이 병역을 면제받은 십자인대 파열이 고위공직자 자녀의 ‘단골’ 병역면제 사유라는 점 등을 들어 도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방시혁 재벌 총수됐다…하이브, 엔터기업 최초 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