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직접 사들였지만 판매자들의 관세 회피 위한 '언더밸류'로 통관 대거 중단
소비자, 뒤늦게 제품 수령했지만 속앓이·블랙리스트 오를 수도
아무튼 국내 폰 커뮤니티도 포코F1 리뷰ㆍ구매인증으로 난리가 났습니다. 현재 국내 소비자가 포코F1을 손에 쥘 방법은 딱 한 가지입니다. 바로 해외직구. 저도 한번 알아봤습니다. 다이슨 청소기 빼고는 직구를 해본 적이 없는 터라 정보도 얻을 겸 커뮤니티를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포코F1을 주문하고는 못 받을까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상당했습니다. 게다가 유명 직구 쇼핑몰에서 포코F1을 팔던 셀러 몇 군데가 종적을 감췄고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문제는 포코F1 셀러들의 불법적인 '언더 밸류'가 발각된 데 있었습니다. 언더 밸류, 직구족이 아닌 제게 참 생소한 단어인데요. 통관 시 150달러 이상의 물건 가격을 고의로 150달러 이하로 적어내는 행위라고 합니다. 관세법에 따르면 150달러 이상의 물건을 직구할 땐 관ㆍ부가세를 내야하는데요. 언더 밸류는 흔히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쓰이죠. 사실 언더 밸류가 문제가 된 적은 있어도 이리 집단적으로 통관이 중단된 적은 흔치 않았는데요. 포코F1이 비정상적으로 동시에 많은 양이 수입되면서 관세청의 집중 감시 대상에 올랐다고 합니다. 즉 포코F1의 폭발적 인기가 불행을 초래한 셈입니다. 얼마 전 샤오미의 태블릿PC '미패드'의 '언더 밸류'가 발각된 영향도 컸죠.
물론 소비자의 책임이 0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오랜 직구족들은 물건이 그만큼 저렴할 수 있는 건 탈세 덕이라는 걸 암묵적으로 알고 있었을 겁니다. 무조건 싼 직구품이 인기를 끌다 보니 업체의 언더 밸류 경쟁이 이뤄졌다 할 수 있죠. 언더 밸류가 발각되면서 일부 판매자들이 '관ㆍ부가세 미포함'으로 정책을 바꾸거나 가격을 올린 상태입니다.
애초부터 포코F1을 국내서 살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한국은 '외산폰의 무덤'으로 스마트폰 다양성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세계 최초의 트리플 카메라폰인 화웨이의 'P20프로'가 나왔다고 하는데 아직 만져보지도 못했죠. 삼성전자라는 '골리앗'이 존재하는데다 삼성전자가 꽉 잡은 이동통신사가 스마트폰 유통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상황 때문일까요. 완전자급제가 되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네요. 이통사를 빼고 제조사 대 제조사의 박빙 승부가 벌어지면 한국 출시를 용기내는 외산폰들이 혹은 신생 국내폰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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