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법-상생법 이중규제 없애는 법안 vs 월 2회 의무휴업 법안
둘 중 어느 쪽 힘 실리느냐에 따라 업계 지형 바뀌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유통업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복합쇼핑몰의 생존이 달린 두 개 법안이 올해 하반기 국회에서 논의된다. '붉은 깃발 뽑기냐, 월 2회 의무휴업이냐' 규제 제거 혹은 강화 어느 쪽에 힘이 실리냐에 따라 몰을 운영하는 유통 대기업은 물론, 입점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통법에 따르면 대규모 점포를 내는 기업은 개장 전 지역 상인들과 상생 방법을 담은 '지역협력 계획서'를 제출해 실행해야 한다. 그런데 기업이 적용받는 규제는 이게 끝이 아니다.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상생법)에 따라 지역 소상공인단체가 중소기업부에 사업 조정을 신청하면 이에 따른 상생 방안을 또 협의해야 한다. 곽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은 이를 일원화 해 유통법에 따라 인허가를 받으면 상생법에 관련된 사안은 생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중 규제로 애를 먹은 곳이 올해 4월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군산 롯데몰이다. 곽 의원실측은 "롯데측이 등록을 완료하고 지역협력 계획서를 제출한 데로 지역 상인들에게 지원하고 있었는데도 또다른 지역 상인 단체가 상생법에 따라 사업 조정 신청을 해 개점을 일시 정지하라는 권고까지 내려졌었다"며 "점포 개설에 혼선이 없도록 하려는 법안"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업계도 통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역 상인들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도록 만든 유통법과 상생법 이중규제야 말로 대통령이 적폐라고 한 '붉은 깃발법'"이라며 "여당도 호응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태조사 과정에선 벌써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누가 봐도 복합쇼핑몰이지만 논란이 될 만한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2만㎡ 규모의 롯데아울렛 고양터미널 같은 경우엔 복합쇼핑몰이라고 행정상 등록을 해놨지만 조사 나온 공무원들마저 이게 무슨 복합쇼핑몰이냐고 의아해 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법 통과시 복합 쇼핑몰 여부를 두고 소송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월 2회 의무휴업까지 시행되면 소상공인이 다수인 몰 내 임차인들이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규제 완화 무게를 싣고 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골목상권을 보호해야한다는 이유로 규제 칼날만 겨눠서는 안된다"며 "대규모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서 라도 이중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부터 우선통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기업이 입점 업체들에게 납품대금을 부당하게 깎거나 할인 행사 등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보복하는 행위를 할 경우 임점 업체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게 된다.
지난달 24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대규모 유통업자의 부당감액이나 부당반품 및 보복조치 등에 대하여 3배 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대규모유통업에서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또 보복조치 원인행위 유형의 하나로 납품업자등의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및 서면실태조사 협조를 추가했다.
당시 정무위에선 가맹본부 임직원의 잘못으로 가맹점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는 일명 '호식이법'으로 불리는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개정안은 가맹본부 또는 가맹본부 임직원의 책임있는 사유로 가맹사업의 명성이나 신용을 훼손해 가맹점사업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 의무에 관한 사항을 가맹계약서의 필수적으로 기재하는 내용이 신설됐다. 이 개정안들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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