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페이스북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유용된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8700만명 이상일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된 5000만명을 훨씬 넘어서는 것은 물론, 미국인 4명 중 1명 꼴에 달한다. 전 세계 2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 대부분의 개인정보가 페이스북 공개프로필 등을 통해 외부에 노출돼 왔다는 점에서 유용 규모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측과 연계된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8700만명의 개인정보를 갖고 있었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이 정보유출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수를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A 직원이자 이번 스캔들을 처음 폭로한 크리스토퍼 와일리는 "솔직히 말해 그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페이스북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성격퀴즈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이용자 27만명의 친구권한을 가진 이들을 모두 합산해 이 같이 추산했다. 8700만명 가운데 7060만명은 미국에, 그외 필리핀, 인도네시아, 영국 등에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측은 "이용자들은 오는 9일 께 개인정보가 CA에 공유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은 '악의적 행위자(malicious actors)'들이 공개프로필 등을 통해 노출된 개인정보를 남용하지 않도록 이메일, 전화번호를 입력해 이용자를 검색하는 기능을 삭제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규모와 정교함을 고려할 때, 이런 식으로 공개 프로필에 흠집을 낼 수 있다"며 "이 기능을 비활성화하겠다"고 언급했다.
페이스북은 2016년 대선 당시 CA가 개인정보를 빼돌려 트럼프 당시 후보의 당선을 돕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미국과 영국 의회로부터 출석 압박을 받아왔다. 온라인 상에서 탈퇴선언, 광고중단운동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주가도 급락하며 지난 2주간 시가총액만 1000억달러 증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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