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체한 것 같아 휴일지킴이약국을 찾아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대전 대덕구에 거주하는 이모(59)씨는 설 당일인 16일 오후 9시 동네의 휴일지킴이약국(당번약국)을 찾아 나섰지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휴일지킴이약국제 홈페이지(www.pharm114.or.kr)에서 확인한 뒤 찾아갔지만 문이 닫혀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다른 약국은 걸어서 30분 거리로 너무 먼데 이렇게 당번약국으로 등록해 놓고 문을 안 열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의 휴일지킴이약국 세 곳을 점검한 결과 이 중 한 곳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 또 다른 한 곳은 휴일지킴이약국 홈페이지에 자정까지 영업한다고 명시해뒀지만 오후 10시가 되자 약국을 정리했다. 해당 약국 약사는 "자정까지 영업을 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약사 자유"라며 "설 연휴가 시작돼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약국을 찾는 손님도 몇 명 되지 않아 더 이상 열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2년부터 편의점 등에서도 상비약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휴일에 문을 열지 않는 약국이 더욱 늘어났다. 약사들은 법 개정 이후 휴일지킴이약국 운영이 더욱 부답스러워졌다는 입장이다. 17일 서울 중구의 휴일지킴이약국을 운영 중이던 한 약사는 "병원 인근에 위치한 약국이 아닌 경우 사람들이 찾는 약의 종류는 뻔하다"며 "소화제, 진통제는 편의점에서 똑같이 구할 수 있어 휴일엔 두, 세명만 약국을 찾을 때도 있어 운영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곰돌이 푸' 사진 지우고 가세요"…7월부터 IT기...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