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고지 없이 성능 저하, 제품 교체 기대"
아이폰6·7 사용자, iOS10~11 대상 집단소송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애플의 '성능 게이트'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애플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구형 아이폰에 대해 의도적으로 성능을 저하 했다고 밝힌 이후 첫 번째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집단소송은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는 다수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한 명의 피해자가 가해자에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도 판결에 근거해 별도의 소송없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을 일으켜 미국 소비자에 대한 피해 배상금으로 총 147억달러(약 17조원)를 물어내기도 했다.
원고 측은 "이는 아이폰6와 아이폰7 모델들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iOS 10.2.1부터 iOS 11.2.1까지)로 손상을 입은 모든 소유자들을 대표하는 집단소송"이라고 밝혔다.
특히 애플은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의 제품 성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지 않았다. 반대로 애플은 그런 조치를 통해 더 많은 아이폰 사용자가 새 제품으로 교체할 것을 기대했다는 것이다. 원고 측은 "결국 아이폰6, 아이폰7 사용자는 업데이트를 진행한 뒤 상당한 지연 시간이있는 기기를 계속 사용하거나 수백 달러의 비용으로 새 기기를 구입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의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의 여론은 차갑게 식은 상태다. 이에 애플에 대한 줄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애플의 해명대로 정말 '소비자를 위한 선택'이었다면, "왜 진즉에 그런 사실을 미리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느냐"는 소비자의 배신감이 크다.
애플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이 22일(현지시간)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설문 참여자 10명중 8명이 애플의 고의적인 아이폰 성능저하에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이 중 "애플이 솔직했어야 했다"는 응답이 31.95%로 가장 많았다. 성능저하 업데이트에 대해 미리 알려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48%는 "애플이 무료 배터리 교환을 제공해야한다"고 답했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가 진행한 설문에서는, 90%가 "애플은 고의적인 성능저하 사실에 대해 소비자에 알렸어야 한다"고 답했다.
친 애플 매체로 유명한 미국의 더버지도 "애플이 새 아이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인 속도지연을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애플과 소비자의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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