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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IT 대기업 기술 ‘소유’ 보다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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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표준된 IT 기업 기술 공개
많은 영역에 핵심 기술 공유
구글, ‘안드로이드’ 공개해
모바일 OS 시장 80% 장악
SKT·KT도 적극적 공유 나서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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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정동훈 기자] 국내외 ICT 기업이 자사가 개발한 핵심 기술을 선뜻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공유' 전략은 이미 ICT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ICT 기술이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대기업 입장에서는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이나 타 분야 기업과의 협업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선제적 기술공유를 통해 더 많은 영역에 자사의 핵심 기술을 적용시켜,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기술공유에 가장 활발하고 그 덕을 가장 많이 보고 있는 기업은 '구글'이다. 구글의 기술공유 전략이 빛을 보기 전, 많은 ICT 기업들은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당연히' 독점 소유ㆍ사용했다. 하지만 구글은 스마트폰 도입 초기 자사가 개발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공개했다.

이에 스스로 OS를 만들 기술력이 부족한 단말기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제조했고,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도 수많은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게 됐다. 결국 구글은 스마트폰을 한 대도 만들지 않으면서 모바일 OS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아마존도 이런 기술공유 전략에 적극적이다. 아마존은 2015년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의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역시 구글처럼 'AI 플랫폼' 우위를 점유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만개 이상의 디바이스에서 알렉사가 작동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는 알렉사가 탑재된 자동차ㆍ냉장고ㆍTV 등 수많은 제품이 소개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진정한 승자는 CES에 참여하지도 않은 아마존"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다소 늦었지만 국내 ICT 기업들도 세계적 추세를 따르고 있다. SK텔레콤이 2014년부터 통신ㆍT맵ㆍ사물인터넷(IoT) 관련 기술을 모아놓은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약 3년간 SK텔레콤의 기술을 활용해서 신규 서비스를 만들려는 프로젝트만 3200개에 달한다. 예컨대 법무부(전자발찌 위치조회), 이마트(물류차량 관제)에서는 T맵 위치정보를 활용해 자체 서비스를 개선ㆍ운영하고 있다.

KT도 올 6월 음성인식ㆍ자연어처리 등 AI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목소리로 본인인증을 한 뒤 송금을 하거나, 음성명령으로 노래를 예약하는 노래방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이밖에 네이버ㆍ카카오도 자사의 검색ㆍ메신저ㆍ지도 서비스 등을 외부에 공개했는데, 역시 '플랫폼 경쟁'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대기업의 '값 비싼' 기술에 무임승차 할 수 있는 환경은 스타트업에게 다양한 기회를 열어준다. 보안 업체 라온시큐어는 이통사의 본인인증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유심에 공인 인증서를 저장하고 인증서 복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기존 문자메시지나 ARS전화를 통해 본인인증을 하는 방식보다 훨씬 간편하고 해킹 위험이 없어 보안성이 강화됐다.

그러나 대기업의 기술공유가 벤처기업에게 기회로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처한 벤처기업에게 불리한 구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영민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팀장은 "기술공유 흐름이 단순히 벤처기업의 기술만 노출시키면서 탈취ㆍ도용 등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기업이 형성해놓은 플랫폼에 갇히는 꼴이란 주장도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대중에 공개하는 플랫폼은 개발 소스가 천차만별"이라며 "서비스나 제품이 IoTㆍAI 등 단일 플랫폼을 통해 활성화됐을 경우 다른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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