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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가 무너진다]②내 정자·난자의 가격은 얼마?

최종수정 2017.10.13 17:47 기사입력 2017.10.13 16:30

OECD 가입국 중 유일하게 공공정자은행 없는 대한민국…'불법 정자 거래' 성행

기증자로부터 채취된 정액은 동결보호제와 혼합해 보관용기에 분주한 뒤 세포 동결기에서 동결한 후에 극저온의 액체질소에 냉동보관된다. 사진 = Illawarra Equine Centre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발표 후 마련된 생명윤리법은 정자와 난자의 매매를 금지했다. 임신을 위해 정자 기증을 받기 위한 여성은 까다로운 법망의 규제에 먼저 부딪히게 된다. 정자를 기증하는 남성의 동의를 먼저 받아야 하며, 이 남성이 기혼자일 경우 그 배우자의 동의도 함께 얻어야 한다. 이에 앞서 법적 남편의 동의와 남편이 무정자증 또는 심각한 유전질환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한 실정이다.

한국은 정자거래 불법, 미국선 10만원에 거래 가능?

생명윤리법 제23조 3항에 따르면 국내에선 정자를 돈을 받고 팔면 불법이다. 배아생성 의료기관 등 병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정자를 공여할 수 있으나 정자공여 6개월 후에 의무적으로 성병 검사를 거친 뒤에야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공공정자은행 시스템이 유일하게 없는 나라다. 여기에 공식 경로를 통해 정자를 제공하는 경우 보상이 없고, 성병 검사 까지 감수해야 하므로 실질적으로 정자 공여에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에 불법 ‘대리부 사이트’가 횡행하며 검증되지 않은 불법정자를 거래하는 난임부부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최대 정자은행인 캘리포니아 크라이요뱅크(CCB)의 담당자(오른쪽)과 대화중인 기증자(왼쪽)의 모습. 사진 = CCB

이에 반해 미국 최대 정자은행 캘리포니아 크라이요뱅크(CCB)는 클릭 한 번에 외모와 체형, 학벌까지 맞춤형 정자를 제공하고 있다. 19~39세, 키는 175cm 이상, 4년제 대학 졸업자가 CCB에 기증할 수 있는 1차 요건 일만큼 그 기준은 깐깐하고 까다로우며, 기증희망자 1000명 중 단 9명만이 기증자가 될 수 있다.
미국의 한 정자판매 사이트에서는 100달러(11만원) 안팎에 정자 구입이 가능하며, 앞서 언급한 CCB의 엄선된 ‘바이얼’은 개당 600달러를 호가한다. 통상 임신 성공에 필요한 개수는 4개이므로 한 차례 임신에 400~2400달러가 소비되는 셈이다.

난자 기증 여성의 경우 난자 생성을 촉진하기 위해 배란유도제를 주사해야 한다. 사진 = DEB

난자 가격이 더 비싸다, 왜 그럴까?

2015년 미국에서는 난자 가격을 1만 달러 이하로 유도하는 의료계 권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미국 생식의학학회가 제정한 지침은 난자 가격이 1만 달러가 넘을 경우 적정선이 넘은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여성 측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난자의 가격 상한선 제한에 대해 “난자 제공은 정자보다 훨씬 고통스럽고 위험하다. 이런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 인위적으로 낮춘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난자는 통상 4000~7000달러(460~8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배우·모델·명문대학생·아시아계와 유대계 여성의 난자는 규제금액을 상회하는 4만~5만달러 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한다.

난자의 가격이 정자보다 비싼 까닭은 여성이 한 달 동안 배출하는 난자가 1~2개에 불과하며, 기증을 위해 호르몬 투여 후 난자를 추출한 여성 중 일부는 합병증에 시달려 불임이 됐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어 그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존 로버트슨 텍사스대학교 법학 및 생명윤리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비리그 졸업생의 난자에는 더 많은 돈을 내는 풍조는 우생학에 대한 우려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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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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