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과 미국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자동차가 꼽히고 있다. 한미 FTA가 개정돼 관세가 부활할 경우 가격경쟁력 약화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미 FTA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관세(2.5%)를 2012년 협정 발효 후 2015년까지 4년간 유지하다가 2016년 폐지했다. 현재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는 무관세로, 관세율 2.5%를 부과하는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에 비해 이점을 누려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같은 악재가 겹치면 국내 차 산업의 재기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의 1~9월 미국 판매는 96만96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현대차가 51만1740대로 12.9% 줄었고 기아차는 45만7930대로 6.9%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5%의 관세가 부활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각각 4.1%(2100억원), 8.0%(14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양국 관세가 부활하면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한국 수출도 불리해진다. 한국은 미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발효 전 8%)를 2012년 발효 직후 절반(4%)으로 낮춘 뒤 2016년 완전히 없앴다.
관세 재부과보다는 비관세장벽 철폐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문 관세 부활보다는 환경규제 완화 등 비관세 장벽 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환경규제의 경우 한국은 2020년 평균 연비 24.3㎞/ℓ인 반면 미국은 2025년 24㎞/ℓ"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업계는 아직 개정협상이 공식 개시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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