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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털도 신호 주고받아 길이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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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탈모 치료에 응용할 수 있어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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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 몸 곳곳에 있는 털의 길이는 왜 모두 다를까요. 긴 털도 있고 짧은 것도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아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이 과정에서 '특정 신호'가 관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를 응용하면 탈모 치료에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 몸은 많은 털로 덮여 있습니다. 이들의 길이는 제각각 다릅니다. 예컨대 머리카락이라고 부르는, 머리에 있는 털은 길이가 깁니다. 이와 달리 눈썹이나 다리에 있는 털의 길이는 아주 짧습니다.
턱수염이나 음모, 겨드랑이 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길어집니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짧은 털에서 긴 털로 변합니다.

온 몸에 있는 털의 주기가 극단적으로 변화돼 나타나는 질환이 바로 '탈모'입니다. 탈모는 원래 긴 머리카락이 눈썹과 같이 짧아지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탈모가 되는 분위, 즉 앞머리나 정수리 부분만 탈모가 되는 지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오지원 경북의대 해부학 교실 교수팀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캠퍼스(UC Irvine)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포유류에서 각기 다른 부분에 있는 털이 왜 길이가 다른지 밝혀냈습니다. 이를 조절하는 원인을 찾아냈습니다.
연구팀은 쥐의 각기 다른 피부 부위에서 털을 만드는 모낭과 모낭이 서로 유기적으로 'WNT'와 'BMP' 신호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WNT와 BMP가 조작된 유전자 쥐를 이용해 이 신호가 털의 길이 뿐 아니라 각 부위의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공통된 신호의 발현 정도를 서로 다르게 조절해 각 부위의 특수한 특징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쥐의 경우 털이 잘 나지 않는 귀 쪽 피부는 BMP 신호가 지나치게 많이 발현돼 털의 성장을 억제했습니다. 기능적으로 더 잘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셈입니다. 반면 배 쪽이나 턱수염 쪽은 땅이나 바닥과 같은 다양한 환경 자극에 노출돼 손상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털의 재생 속도나 밀도가 더 높게끔 WNT 신호를 조절한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BMT는 털의 길이를 짧게, WNT는 털의 길이를 길게 하는데 관여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번 연구에 주저자로 참여한 오지원 교수는 "온몸을 뒤덮고 있는 털은 신호 전달(WNT와 BMP) 과정을 이용한다"며 "각각의 신호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각 부분의 털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공통 신호 전달을 조절해 털의 길이까지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이 메커니즘을 확장시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탈모 부위의 성질을 조절해 탈모 질환에 적용할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eLife)' 7월11일자(논문명: A multi-scale model for hair follicles reveals heterogeneous domains driving rapid spatiotemporal hair growth patterning)에 실렸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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