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국 록히드마틴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손잡고 뛰어든 미군 차기 고등훈련기(APTㆍAdvanced Pilot Training)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APT사업은 미 공군이 운용 중인 T-38 탈론 고등훈련기의 노후화에 따른 교체사업으로 사업규모만 17조원에 달한다.
1일 KAI는 " 17조원 규모인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사업의 최종제안서를 현지시간으로 30일 오전(한국시간 30일 22시) 미 공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T-50A 시제기의 미국 시험비행은 한국과 미국이 지난해 9월 '감항인증 상호인정'에 합의한 덕택에 빠르게 진행되기도 했다. 감항(堪航ㆍairworthiness) 인증은 항공기 성능과 비행 안전성을 당국이 보증하는 제도다. T-50A는 미국 당국으로부터 별도의 감항인증을 받을 필요 없이 한국에서 발행한 감항인증서만으로 미국에서의 비행이 승인됐다.
APT사업에 뛰어는 경쟁사는 보잉-스웨덴 사브사다. 2파전인 셈이다. 보잉-스웨덴 사브사가 내놓은 후보기(N-381)도 지난해 12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첫 시험비행을 마쳤다. 당시 후보기는 약 55분 동안 비행하는 동안 후보기는 최고 1만1000피트까지 날아올랐고 최고 시속 430㎞/h에 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샤나한을 지목하면서 국방비 증액의 최대 수혜자가 군수업체 보잉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300억 달러(33조4740억 원) 규모의 긴급 국방비 증액안 가운데 155억 달러가 신형 항공기, 함정, 전차 등 군 장비 구매에 할당됐다. 이중 보잉이 수주할 수 있는 기종은 다양하다. F/A-18 '슈퍼 호넷' 24대, P-8 '포세이돈' 대잠초계기 2대, AH-64E 아파치 헬기 20대, C-40 '클리퍼' 수송기 2대, M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2대 등이다. 이들 무기도입에 투자되는 돈만 43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보잉의 '승승장구' 현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이다. 특히 보잉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100만 달러(약 11억 3000만원)을 후원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APT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행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 정치와 군수업체간에 관계를 깊게 들여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록히드마틴은 공화당을, 보잉은 민주당을 전통적으로 지원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 내통' 논란에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경질시키고 해군 특전단 네이비실 출신인 로버트 하워드를 지목하기도 했다. 결국 하워드는 자신은 백악관 자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고사했지만 하워드가 과거 록히드마틴 중동 담당 사장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록히드마틴 역시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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