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지난 1월 취임한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다변(多辯)이다. 그래서 공식일정의 지각도 다반사다. 하지만 석 달 남짓 그를 겪은 주변 인사들은 중기청장으로서 중소기업 발전과 육성에 대한 열정만큼은 높이 산다.
주 청장은 지난 1월20일 취임 이후 주말에도 쉬어 본 적이 없다. 당연히 중기청의 국ㆍ과장급 주요 간부들에게도 휴무는 없었다. '현실을 몰라서 그렇다'느니 '조만간 한계를 체감할 것'이라거니 말들도 많다.
지칠 줄 모르는 주 청장은 그동안 꾸준히 청년 창업과 수출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달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글로벌 중소ㆍ벤처 청년채용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주 청장은 이날 청년일자리 창출에 대한 3가지 해법에 대해 목청을 높였다.
주 청장은 글로벌 강소기업이 탄생해야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데 이런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첫 번째 문제로 꼽았다. 일자리 창출의 원천은 기업의 발전인데 우리 경제는 이미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해 있다는 것이다.
주 청장이 다음으로 꼽은 건 '창업'이다. 주 청장은 "우리나라는 해마다 55만명이 대학을 졸업해 30만명 이상 고시공부에 매달린다"며 "중국은 700만명이 졸업해서 300만명이 창업에 나서고, 미국 명문대생들은 벤처 창업을 하다 안 되면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과는 판이하다"며 청년 창업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가 공을 들인 벤처생태계를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투자를 받을 수 있기에 망하더라도 빚더미에 앉지 않고 재기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조성됐다"고 표현했다.
그가 세 번째로 꼽은 건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정보 불일치 해소 필요성과 온오프라인 정보시스템 공유다. 대기업 못지않은 연봉과 처우를 갖추고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업들이 많은 데도 잘 알려지지 않아 한쪽에서는 구직난, 다른 한편에서는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실업률은 두 자릿수에 달하는 게 현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대기업의 2.7배, 미충원 인원은 7만8000명(중기중앙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력난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나온 중기청장의 해법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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