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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명당은 돈벼락]사람 몰리는 곳엔 돈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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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던 A씨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매출이 낮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 차에 부동산 전문가인 지인으로부터 점포를 50m만 옮겨 보지 않겠냐는 조언을 들었다. 딱히 다른 방도가 없던 그는 '50m 옮긴다고 달라질까?'라는 생각으로 반신반의하며 점포를 옮겼다. 점포를 옮긴 후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2200만원 선에 머물던 한 달 매출이 3000만원 이상으로 40% 가까이 뛰었다. 똑같은 상권, 똑같은 동선인데 어떻게 이처럼 매출이 다를 수가 있을까. 옮겨 간 점포는 다름 아닌 횡단보도 바로 앞이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잠깐 짬을 내 빵집을 들른 것이 A씨 점포의 매출을 크게 향상 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투자 격언 중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는 말이 있다. 이는 부동산 투자를 함에 있어 무엇보다 '목(입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세계적인 햄버거 체인 맥도널드의 창업자 레이 크록 회장은 입지의 중요성에 대한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1972년 텍사스 오스틴대학 MBA과정의 한 학생이 맥도널드는 무엇을 파는 회사인지 질문했을 때 크록 회장의 대답은 패스트푸드가 아닌 로케이션(location)이라고 했다. 맥도널드는 70년대부터 좋은 위치의 점포를 선점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지켜나갔다.
'입지(location)'는 단순히 땅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물리적 위치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입지는 그 땅의 물리적 환경과 주변 환경을 포함해서 그 땅이 가진 미래가치까지 가늠해 우위적인 잠재 가능성과 여러 가지 지역적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따라서 그 땅이 속한 지역의 교통망과 도로 등 인프라시설은 물론이고 교육, 문화 등의 편의시설을 포함한다. 때로는 인구변화, 개발계획, 인근 지역과의 연계성, 주요 도로와의 접근성, 미래가치를 망라하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입지의 중요성은 부동산, 그 중에서도 상가에 많이 적용된다. 음식이 맛있고 주인이 친절한 집인데도 장사가 안되는 집이 있는가 하면, 맛도 없고 주인도 불친절하지만 사람이 끊이질 않는 집이 있기 마련이다. 이 또한 입지의 차이라 할 수 있다. 고기 잡는 배들이 아무리 최신식 배와 그물로 고기를 잡는다고 할지라도 아무곳에서나 그물을 친다고 물고기자 잡히지 않고, 물고기가 이동하는 길목(경로)에 그물을 쳐야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거랑 비슷한 이치다. 맛과 친절을 뛰어넘는 것이 바로 '목'인 셈이다.

상가 뿐만이 아니다. 주거, 생산, 업무, 서비스 제공 등 어떠한 경제 활동이든 입지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얼마나 자리를 잘 잡느냐에 따라서 그 활동의 성패가 좌우된다. 주거지의 경우 쾌적성과 편리성이 좋은 곳을,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상업지는 수익성이 큰 곳을, 농업지의 경우 생산성이 높은 곳을 각각 선호하게 된다. 이 같은 입지 선정은 한번 이뤄지면 쉽사리 그 위치를 바꾸기 어렵다. 일단 선택한 입지라면 훗날 바꿀 수는 있겠지만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 만큼 입지 선정은 경제 활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장사는 목이고, 목은 돈이다'라는 창업 관련 서적이 있다. 장사에 있어 '목(입지)'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얘기다. 강남이나 명동이 대표 상권으로 자리잡은 데도 '목', 다시 말해 교통 편하고 사람 많이 지나다니는 번화한 '입지'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니 새로 가게를 내는 초보 자영업자일수록 이런 좋은 목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상가에 투자를 하려면 상권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의 이동하는 동선을 그려보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며 "같은 역세권, 같은 상권이라고 할지라도 사람들이 주로 어디로 다니느냐에 따라 상가활성화 여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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