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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魂을 매각했다…세계 언론계 'FT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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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닛케이에 1.5조에 매각…21세기 미디어 '최대 사건'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이하 닛케이)신문이 127년 전통의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전격 인수하면서 세계 언론계에 충격을 던졌다. 아시아 언론사가 서구 주요 언론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T 기자들도 놀랐을 만큼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닛케이는 23일(현지시간) FT의 모회사 피어슨으로부터 FT그룹을 8억4400만파운드(약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 결과는 그야말로 깜짝쇼다. 당초 FT의 유력한 인수후보는 독일 최대 미디어 그룹인 악셀 슈프링어였다. 슈프링어는 지난 해부터 FT에 대한 출자 등을 협의해오다 인수협상 논의로 전환한 반면 닛케이는 5주 전 뒤늦게 인수전에 참여했다. FT 역시 협상 당일 오후까지 슈프링어가 우세하다고 밝혔을 정도다.
거래 막판 '마지막 10분'이 승부를 갈랐다. 인수협상에서 내내 뒤처지던 닛케이는 협상 마감 10분 전 인수가를 높이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닛케이가 제시한 금액을 확인한 후 슈프링어는 두 손을 들었다. FT의 새 주인이 결정된 순간이다.

슈프링어가 무난히 FT를 인수할 것으로 전망했던 외신들은 뜻밖의 결론에 놀라움을 표하며 주요 뉴스로 다뤘다. FT의 경쟁사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면과 14면을 할애해 이번 거래를 집중분석했다. 일본 언론들도 일제히 인수 소식을 전했다. 그만큼 세계적인 정론지로 인정받는 FT가 일본 매체에 인수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FT 기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 FT 기자의 말을 인용해 "매우 갑작스럽게 발표돼 우려하고 있다"며 "여론을 수렴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고 전했다. 닛케이와 FT가 그동안 꾸준히 협업을 해온 것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닛케이는 FT 번역기사를 정기적으로 게재했고, 기자를 파견하는 등 관계가 깊었다. 니케이와 FT의 모기업인 피어슨은 온라인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피어슨은 핵심사업인 교육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닛케이는 해외 입지를 강화하는 등 이해관계도 딱 맞아 떨어진다.
이번 인수를 통해 닛케이는 온ㆍ오프라인을 통틀어 세계 최대 경제미디어로 부상했다. 닛케이와 FT의 총 발행부수는 296만4000부로 WSJ(146만명)와 뉴욕타임스(86만명)를 합한 것보다 더 많다. 온라인 유료독자 수 역시 93만4000명으로 WSJ(91만명)을 추월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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