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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전셋값에 가계빚도 800%폭증‥딜레마 빠진 금리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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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임선태 기자] 전셋값 급등과 대출금리 하락세가 맞물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올 초반부터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보다 가계대출이 800%이상 폭증함에 따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이에 따라 '다소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놨던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의 시각에도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 외환은행 등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16조4539억원에서 지난달 말 319조9000억원으로 늘어 올해 들어 3조4481억원 증가했다. 이는 4230억원에 그쳤던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8.2배에 달하는 수치다. 1~2월 증가액으로 따지면 사상 최대 수준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전셋값이 급등하자 세입자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한 영향이 크다"며 "또 경기침체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개인자금과 가계의 생활자금 대출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8144건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실거래가격과 거래량을 공개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2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았던 작년 7834건보다도 늘어난 수치다. 비교적 긴 구정 연휴가 있었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4.0%, 전월대비로는 18.6% 늘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6861건을 기록하며 직전 최대치였던 2007년 1월 거래량 6183건을 돌파, 1월 거래량으로는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연초부터 1~2월 연속으로 그 어느 때보다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가 하락한 데다 매매가격을 수준으로 전셋값이 뛰고 있어 가계부채가 위험수위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 1월 주택담보대출은 3.34%로, 1년 전보다 3.75%보다 0.41%포인트 떨어졌다. 저금리 기조가 전세가 점점 월세나 자가보유로 대체되는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가계부채 증가세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가계의 부채 감당 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013년 기준 160.7%를 기록, 미국(115.1%)이나 OECD 평균(135.7%)을 능가한 상태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매년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로 경신되고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부실 뇌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금통위원도 "시중 7대 은행 데이터를 집계한 만큼 1~2월 공식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겠지만 금융안정에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할 상황"이라며 "한은의 통화정책이나 금융 당국의 시각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급증한 주택담보대출로 효율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성장과 함께 가계부채 관리를 함께 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통화정책을 묻는 질문에 "물가안정에 가장 역점을 두는 상황은 아니고 성장회복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경제성장을 위한 카드로 당장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빼내기 보다는 금융중개지원대출 등의 간접 수단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중소기업에 저리 자금을 지원하는 대출 수단의 하나다. 현재 한도는 15조원으로 설정돼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2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를 보고 당장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긴 힘들다"며 "지난달 말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안심전환대출을 내놨으니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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