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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되는 집에만 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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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최근 자금줄이 막힌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적과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기업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반면 부실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자체도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2월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는 7조95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4조1000억원을 기록해, 2013년 9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발행 규모가 대폭 늘었지만 기업별 회사채 성적표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올들어 회사채를 발행하며 완판 기록을 세웠다. SK텔레콤 은 26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7년물 1000억원, 10년물 1500억원, 15년물 500억원)를 발행하는데, 완판을 넘어 품귀 사태를 빚고 있다.
당초 2500억원이었던 회사채 발행액은 기관의 수요가 쇄도하며 3000억원으로 늘었다. 15년물의 경쟁률은 3.2대1을 기록했다.

반면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 호황이 남의 집 잔치인 상황이다. 이는 일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목적이 신규 투자 보다는 빚 상환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자금 사정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금융권 일각에서 일부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으로 돌려막기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현대오일뱅크는 상반기중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인데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원의 회사채를 갚기 위해서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조달금리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GS칼텍스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방침이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GS칼텍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719억원에 불과해 추가 회사채 발행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GS에너지(4000억원)와 한화에너지(1000억원), 대성에너지(500억원)도 차환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하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시장 반응은 좋지 않다. 일부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이 이뤄져 판매 호조를 보일지 장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장기물 회사채 발행에 실패했다. 삼성중공업은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는데, 5년물에 청약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3년물만 발행했다.

3000억원 상당 회사채를 발행하는 현대중공업은 전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다소 낮은 경쟁율을 보였다. 총 5700억원의 유효수요가 몰려 단순합계 경쟁률은 1.9대 1에 그쳤다.

더구나 현대중공업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금리를 대폭 올려줘 향후 자금 부담을 안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3년물과 5년물 공모 금리를 민평금리 대비 20bp(0,20%포인트)와 25bp(0.25%포인트), 7년물은 30bp(0.30%포인트)까지 높여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가 구조적 장기 침체에 들어간 상황에서 회사채 강세 분위기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채권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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