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 9개 가운데 6개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세종문화회관에서 1년4개월간 4대강 사업 시설물 안전과 사업효과 등에 대해 조사,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의 다기능보 구조물 본체에서 균열과 누수 등이 발견됐는데 균열은 콘크리트 타설·건조 시에 발생하는 열과 불량 다짐작업 등에 의한 것이며, 누수현상은 대부분 수직·수평시공 이음부에서 발생했다.
또 둑 높이기 저수지 110개 가운데 75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저수지에서 방류수로 인한 옹벽·제방 측면 침식을 발견, 적절한 보강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4대강 사업의 효과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4대강 주변 홍수위험지역 가운데 93.7%에서 위험도가 줄었으며, 대부분의 구간에서 사업 전보다 계획홍수위가 낮아졌다.
다만 실제 준설이 계획준설량만큼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에서는 준설토를 고수부지에 쌓아둬 마스터플랜이 계획한 홍수저감 효과에는 다소 못 미쳤다. 수자원도 당초 계획인 13억㎥ 보다 적은 11억7000㎥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수질과 관련해서 위원회는 4대강 사업 이후 대체로 수질이 개선됐지만 유속이 느려진 것이 수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강과 낙동강, 금강은 대체로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와 식물성플랑크톤이 감소했으나 낙동강 상류지역 4개보 구간에서는 BOD가 증가했고, 영산강은 식물성플랑크톤이 늘었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생태공원과 생태하천도 마스터플랜이 추구하는 생태계 복원을 고려하지 않고 조성됐다고 밝혔다. 일부 습지생태계에 맞지 않은 식물을 심거나 생태하천 직선화, 모래톱 상실로 서식처가 상당부분 훼손되고, 보 건설로 강의 생태계가 호수나 늪처럼 변해 생물상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는 "보와 준설에 의해 물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은 수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지난해 낙동강에서 녹조현상이 심해진 것도 강수량이 적고 물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높은 기온과 일사량의 증가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9월 국무총리 소속 민간위원회로 출범한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토목, 수자원, 환경 전문가 13명으로 이뤄졌으며 79명의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법인을 구성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위원회는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과 감사원 감사 결과, 국회와 환경단체가 제기해온 쟁점들을 중심으로 수자원, 수환경, 농업, 문화관광 등 4개 분야에 걸쳐 16개 세부과제를 선정, 수중조사 20여회를 포함해 총 240회에 걸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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