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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시간 일한 취업준비생도, 일자리 원하는 주부도 非실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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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 벗어난 실업자 통계 손본다
통계청, 보조지표 '노동 저활용지수' 만들기로...ILO논의 거쳐 확정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1. 초고속 승진 뒤에 초고속 퇴직을 한 45살 A씨. 세 달이 넘게 새 직장을 찾아 봤지만 여의치 않아 한 달 전부터 손을 놓고 있다. 대신 창업으로 하는 쪽으로 마음을 기울이고, 주변상황을 살피고 있다.
#2. 아이를 낳고 키워 어느새 학교까지 보낸 35세 B씨. 육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뒀지만 지금이라도 시켜만 준다면 언제든 예전처럼 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집안 살림 때문에 일자리를 알아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3. 취업준비를 위해 학원을 다니면서 하루에 1~2시간씩 이모가 하고 있는 치킨집일을 도와주는 27세 C씨. 빨리 취업을 하고 싶지만 준비하는 시간이 갈수록 길어진다. 1~2시간이라도 일해서 용돈을 받으니 치킨집 '알바'를 그만두기도 쉽지 않다.

사실상 실업자인 A씨, 주부이지만 취업을 원하는 B씨. 두 사람 모두 현재의 고용통계로 따지면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한다. C씨는 고용통계상 취업자에 속한다. 현재 고용통계에서는 수입을 목적으로 통계조사를 하는 기간 1주일 동안 1시간 이상 일을 한 사람은 모두 취업자로 분류된다.

세 사람은 언제든 기회가 되면 일터로 나가기를 원하는 사실상 실업자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 고용 통계기준에 따르면 세 사람은 모두 실업인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 8월 기준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3%다. 실업자 수는 78만3000명.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실업률은 3.2~3.7% 범위 내에 있었다. 주변에 실업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예상 밖에 낮은 실업률이 낯설기까지 하다.
이 같은 괴리를 줄이기 위해 통계청은 실업률 보조지표를 만든다. 국제노동기구(ILO)가 11일까지 논의를 거쳐 확정하는 기준에 맞춰 실업률 보조지표를 만드는 것이다. 정식 명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노동저활용(Labor Underutilization) 지수'가 거론된다.

현재 ILO에서 규정하는 실업자는 지난 1주일 동안 일을 하지 않았고, 일이 주어지면 일을 할 수 있고,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수행한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노동저활용지수는 여기에 더해 구직활동을 했으나 즉시 취업가능성이 없는 사람,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즉시 취업가능성이 있는 사람, 구직활동도 안했고, 취업가능성도 없지만 취업을 원하는 사람 등이 더해진다. 또 시간관련 불완전 취업자도 포함된다. A, B, C씨와 같은 사례가 모두 새로운 지수에 포함 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통계 지표가 나오면 관점에 따라서 적확한 통계수치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일자리나 고용관련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더 알맞은 자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이 기준을 활용하면 다른 나라와 더 객관적인 비교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금도 ILO에서 권장하는 기준을 세계 각국이 활용하고 있지만 노동구조의 차이로 실업률에는 큰 차이가 난다. 미국은 8월 실업률은 7.3%, 일본은 4.1%, 유로존은 12%, 독일은 6.8% 등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ILO에서 이번주까지 논의를 거쳐 지수에 관한 내용을 확정하게 되고, 그 후 우리나라에서 준비 작업을 거쳐 내년 말부터 지수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고용상태를 다른 나라와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물가지표와 소득통계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도 진행한다. 물가 가중치 개편 주기를 단축하고, 국세청 자료를 활용해 소득 통계를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통계 수치의 사전제공을 최소화 하는 등 통계 공표의 투명성도 강화할 예정이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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