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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도 맘대로 못켜는 '10억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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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동 신반포 등 재건축 예정단지, 설비 노후로 과부하 우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 속에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는 최근 동 단위 정전이 2회 발생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 속에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는 최근 동 단위 정전이 2회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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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재건축 예정 아파트단지에 살고 있는 직장인 최왕용(30)씨는 지난 12일 귀가 후 한 주간 밀린 빨래를 하기 위해 세탁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에어컨을 켜고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집 안의 모든 전자제품이 멈췄다. 정전이 된 것이다. 급히 관리실에 연락해 봤지만 "전력 과부하 때문인 것 같다. 기술자가 지금 없어 좀 기다려야 한다"는 답을 들어야 했다. 뾰족한 대안이 없어 최씨는 30분 가량을 어두운 집에서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 속에 아파트단지의 정전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집값은 10억원이 넘으면서도 준공된 지 3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 단지들은 송전설비의 노후로 정전 피해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78년 지어진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2차 아파트는 최고 12층 높이에 13개동 총 1572가구다. 면적별로는 72(이하 전용면적)에서 최대 165㎡로 이뤄져 있다. 겉보기에 허름한 이 아파트는 135㎡가 매매가 13억을 웃돈다.

이렇듯 고가임에도 오래된 전기 선로는 최근 보급된 가전제품을 소화하기는 벅차다. 아파트 관계자는 "최신 아파트와는 전력량 소화 성능이 많이 다르다"며 "모든 평형대에서 정전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세탁기 등 전력소모가 많은 전자제품을 동시에 사용하게 되면 정전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다리미 같은 순간전력소모가 많은 제품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상황은 다른 재건축 예정 단지들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도 50㎡기준 7억3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아파트다. 아파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 아파트도 최근 동 단위로 정전이 2회 발생했다. 개포주공1단지에 거주하는 정모(51)씨는 "누전차단기를 다시 올리면 전기는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이 무더위에 불안해서 에어컨도 잘 못 켠다"고 하소연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요즘 같이 더울 때는 한 두건씩은 정전이 일어난다"며 "전력 적게 사용해달라고 부탁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누전차단기는 전기를 사용하는 도중 누전이나 사람이 접촉했을 때 자동으로 차단되는 안전장치다.
오래된 아파트에 정전이 더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가구당 쓸 수 있는 변압기 용량의 차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래된 아파트들은 가구당 2.5~3㎾의 부하를 줬지만 최근 지어진 아파트들은 약 2㎾의 가산부하가 주어진다. 그는 "예전 아파트와 지금 아파트의 전선 굵기ㆍ용량은 차이가 없다"며 "최근 나오는 전자제품들이 전력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가산부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전선도 시간이 흐르면 부식된다"며 "전선 내에서 누전되거나 아파트 자체 수전설비 노후화로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설비 정전이 파급돼 한전 설비까지 정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공사는 아파트에 이상전류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는 COS(Cut Out Switch) 장비까지 관여하고 있다. 단지 내부 설비는 자체적으로 유지보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인당 전력소모량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늘어나는데 선진국들은 2㎾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1.2~1.3㎾ 수준에 달한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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