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통일전선부장이 남측의 통일부 장관보다는 위상이 높은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장관이 남북관계의 최고 수장은 맞지만 당이 중심인 체제에서 당 중앙위 위원이자 대남담당 비서인 통일전선부장의 위상이 더 높다는 것이다.
내각 책임참사 자리는 일종의 무임소장관 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장관급회담에 나선 북측 전금진, 김령성, 권호웅 등은 장관급으로 보기에는 비중이 떨어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과거 남북차관급 회담에는 이봉조 전 통일부차관의 상대로 김만길 조평통 부국장이 나온 적이 있다.
북측이 이번 회담 단장으로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내세우며 남측 수석대표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요구한 것도 이 같은 과거 관행에 집착한 탓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 개최를 위한 9∼10일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회담 명칭을 '남북당국회담'으로 먼저 제안한 것도 우리 정부의 '김양건 단장' 요구를 피해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당시 강 국장이 속한 북측대표단은 영접절차와 회담장소 등을 범민족대회 행사를 준비하던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측 주장대로 하지 않을 경우 입경을 거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회담은 무산됐다.
이후 강국장은 2004년 6·15 공동선언실천 남북 해외공동행사 북측 준비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0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의장을 역임했다. 또 2005년에는 8·15 민족대축전 북측 준비위원회 종교분과 위원을 지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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