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기업 간 일감 몰아주기는 사라져야 할 악습이다. 중소기업의 시장 참여 기회를 빼앗음으로써 중소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가로막는다.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특히 통상 대기업 총수 자녀들로 하여금 계열사를 만들도록 한 뒤 그룹의 일감을 몰아줘 손쉽게 규모를 키우는 방법으로 경영권 승계나 편법 재산증여의 통로가 된다는 지적도 받아 왔다.
현대차가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을 의식해서든, 자발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에서든 내부거래를 자제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현대차 외에 삼성과 LG, SK, 롯데, 포스코, 효성 등도 최근 광고나 건설 분야 등에 경쟁입찰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재계는 더 적극적으로 부당 내부거래를 줄여야 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중소기업계는 현대차의 일감 몰아주기 자제를 환영하면서도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지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 그룹끼리 일감을 주고받는 '일감 스와핑'을 우려해서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범현대가인 현대중공업 계열의 현대오일뱅크와 1조원 규모의 원유수송 계약을 체결했다. 편법 내부거래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은 외부 업체 개방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는 것이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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