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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에디슨, 테슬라, 장영실에 대한 단상

최종수정 2013.02.12 11:36 기사입력 2013.02.12 11:36

명 현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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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에디슨 위인전을 읽었을 때 호기심이 별다른 에디슨이 거위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자신이 알을 품는 엉뚱한 짓을 했다는 등의 수십가지 일화는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 그 후 필자의 변함없는 꿈은 전구를 발명해 세상을 변화시킨 에디슨과 같은 위대한 발명가 또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었다. 에디슨은 발명이 주업이었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발견을 하기도 했다. 백열전구의 필라멘트를 고안해 내기 위해서 2000번 넘게 실험했고, 세계 각국의 대나무를 찾아 헤매다가 일본의 한 지역에서 나는 대나무가 가장 적합한 것을 발견해 이것을 필라멘트에 사용했다고 한다.

에디슨을 뛰어넘는 천재라고 평가받는 테슬라는 에디슨의 직류 발전 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교류 시스템을 제안했으나, 에디슨은 이를 무시했다. 테슬라는 1893년의 시카고 만국박람회와 나이아가라 발전소 발전 설비 수주를 통해서 직류와 교류 전쟁에서 에디슨을 누르고 승자가 됐다. 두 천재가 치열하게 경쟁한 덕분에 현대의 전기 시스템이 태어난 것이다. 경쟁 과정에서 에디슨의 지나치게 상업적인 마인드가 비판받기도 했지만, 그 경쟁의 경제적ㆍ사회적 파급 효과는 인류사에 있어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에디슨은 JP모건, 테슬라는 조지 웨스팅하우스와 같은 당대의 유력한 엔젤투자가들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치열한 경쟁이 가능했다.
우리나라에는 이와 같이 인재들의 경쟁을 통해 혁신이 일어나는 사례가 아직은 드문 것 같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혁신역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9위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학교에서 과학교육이 강조되는 정도' 지수는 2008년 9위에서 15위로 오히려 악화됐다. 비슷한 맥락에서 과학고나 영재학교 인재들의 이공계 분야 진출이 둔화되고 있고, 의대로의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최근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과학기술자 성공 모델 부족, 이공계 박대 풍토, 학부모의 이기심, 학교 측의 책임 회피, 정부의 정책 부족을 손꼽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주의 깊게 돌아보면 이공계 출신의 최고경영자 증가 추세 등 이공계 성공 모델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공계 성공 모델 부족이나 이공계 박대 풍토보다는, 국가의 미래가 걸린 과학기술에 자신의 불확실한 일생을 걸었을 때, 이에 상응하는 풍부한 보상책에 대한 정부의 밑그림이 설득력이 약한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선시대 최고의 발명가인 장영실을 떠올려 보자. 에디슨보다 400년 앞서 활동했던 그는 천민으로 태어났지만 재주가 많아 지방 관찰사의 눈에 띄어 인재 추천 제도를 통해 궁궐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무신 이천을 통해 세종대왕에게 발탁돼 중국에 파견되는 등 최고의 장인으로서 인정받고, 나중에는 정3품까지 오르게 된다. 그가 발명한 자격루, 측우기 등은 백성들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만든 당대 최고의 발명품이었다고 평가받는다.
세계의 문명을 바꾸어 놓은 에디슨과 테슬라의 경쟁 이야기(물론 선의의 경쟁으로 승화가 필요하지만)가 이제는 우리 이공계 영재들의 이야기가 됐으면 한다. 제2, 제3의 장영실이 배출되고 이들의 경쟁을 통해 혁신이 일어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영재들과 그 학부모들의 마음을 돌릴 만큼 정부의 정책이 엔젤투자가처럼 구체적이고, 파격적이고, 설득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장영실을 있게 한, 장벽을 초월한 세종대왕의 과학기술에 대한 혜안(慧眼)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것 같다.

명 현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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