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반색할 내용만은 아니다. 학생 수가 90만명 가까이 감소하고 경기침체로 사교육비를 줄인 점을 감안하면 사교육 열풍이 꺾였다고 보기 어렵다. 초등학교의 사교육비는 줄었지만 사교육 수요의 핵심인 중ㆍ고교의 사교육비는 각각 6조1000억원과 5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9%, 1.7%가 늘어난 게 그 방증이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사회에서 대접받을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는 일 또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고교 졸업자의 80%가량이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실업자가 양산되는 구조는 분명 잘못됐다. 바뀌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마이스터고의 성공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첫 졸업생 3375명 중 92%인 3111명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고교 때부터 소질과 적성에 따른 진로교육을 추진하면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력 인플레이션도 깨뜨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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