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의 말을 조우리 회장이 이어받았다. 그는 "김 회장 말대로 이 문제는 더이상 개별 학생의 문제가 아닌 대학생 공통의 문제다. 연대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조 회장은 또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사태도 결국 징벌적 등록금제라는 자본의 논리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사람이 죽고사는 문제인데 도대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등록금 때문에 곳곳에서 청년들이 자살하는 현실 앞에 더 무슨 말이 필요하냐"고 탄식했다.
조 회장의 문제의식은 '대학 졸업 후'까지 이어진다. 그는 "이렇게 비싼 등록금을 내고 빚쟁이가 돼 겨우 학교를 졸업해도 안정적인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고려대의 경우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이 전체의 10%에 달한다"며 "극단적인 경우 4000만원 정도 빚을 떠안고 졸업하는데 졸업 후에도 별다른 돌파구가 없다는 사실은 청년과 사회, 정치권, 정부가 모두 곱씹을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자은 회장은 "등록금 문제라는 것이 소득 수준이나 학점 등을 기준 삼아 접근할 수 있는 문제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면서 "등록금이 이미 절대적으로 높게 책정돼있는 마당에 한나라당이 이런저런 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의미"라고 잘라말했다. 박 회장은 또 "사실 이 문제는 대통령의 약속 아니었나. 교육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에게 과중한 부담을 지워서는 안되는 영역"이라며 "교육 문제에 있어서 국가의 책임을 키우고 국민 부담을 줄이는 건 절대적인 당위성이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대와 투쟁, 당연한 일" = "거칠게 말 하는 걸 좋아한다"며 웃은 류이슬 회장의 말은 자신의 설명대로 거침이 없었다. 그는 "우리도 공부를 하고 싶고 시험을 잘 치고 싶은 대학생"이라면서 "그런데 누구 때문에 거리로 나왔겠나. 우리 자신은 배제돼도 좋다. 모든 대학생과 우리 사회, 나아가 미래를 위한 것인 만큼 연대와 동참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류 회장은 또 "오늘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 등지에서 대규모 집회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원천봉쇄 했다. 그런다고 우리가 포기할 사람 같으냐"면서 "지금은 사실상 현 정권 심판의 시기다. 약속을 안 지키고 이제와 발뺌하면서 항의하는 학생들을 연행하고 목소리 내는 일을 탄압하는 정권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이어 "약 70일 뒤면 전국의 대학생들이 청천벽력 같은 2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볼 것"이라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조속히 움직여주길 바란다. 그러지 않으면 6ㆍ10항쟁 기념일인 오는 10일 분노의 항쟁이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자은 회장은 "오는 10일에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촛불집회를 마련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김준한 회장은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많은 국민이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면서 "정부를 규탄하지 않으면,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으면 아마 그 누구도 우리의 요구를 고려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또 "대학생과 국민은 정치권의 외면을 투표로 심판할 수 있는 능력과 권리가 있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총선과 대선을 많이 고려할 텐데, 선거의 주체가 바로 우리들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자은 회장은 "등록금 때문에 한쪽에서는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다른 쪽(대학 측)에서는 적립금을 불리는 일에 혈안이 돼있다. 심지어 학교 돈을 비자금으로 만들어 유용하다가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지 않냐"면서 "대학들은 교육자가 아니라 교육 판매자로서 얼마나 큰 이윤을 남기느냐에 주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우리 회장은 "반값 등록금 문제는 누가 더 돈이 많고, 누구를 먼저 도와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라면서 "평범한 대학생과 이들의 부모, 나아가 더 많은 서민들을 위해 혈세가 지출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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