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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F1 D-6]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챔피언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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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F1 D-6]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챔피언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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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그가 F1 그랑프리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아니 맥라렌의 정식 지명을 받을 때만하더라도 루이스 해밀턴이 ‘검은 황제’로 등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F1 팬들은 많지 않았다. 물론 그가 F1의 하위 카테고리인 GP2와 F3 등을 통해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기는 했지만 F1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여겨서다.

하지만 그는 이런 세간의 평가를 한 순간에 뛰어넘었다. 데뷔 무대인 호주 그랑프리에서 3위를 하면서 ‘수퍼 루키’의 등장을 알고 개막전과 그 다음 두 경기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F1 그랑프리를 지켜 본 F1 팬들은 경악(?)했다. 레이스에 있어서의 속도와 질 그리고 현재의 어떤 루키 드라이버도 비교되지 않을 만큼 모든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제9전 미국 그랑프리까지 두 번의 우승을 포함해 모두 포디엄에 오르는 등 데뷔 첫 해에 ‘월드 챔피언십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경기를 남겨 놓고 기어박스 등 테크니컬 트러블로 단 1점차이로 챔피언십 타이틀을 놓치는 아픔을 맛보아야 했다.

이듬해 해밀턴은 달라져 있었다. 개막전 호주 그랑프리를 포함 시즌 5승을 거두면서 역사상 최연소 월드 챔피언(23세 9개월 6일)에 오르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2007년과 마찬가지로 챔피언십은 최종전 브라질 GP에서 결정을 맞는다. 당시 해밀턴은 7포인트 차이로 랭킹 선두여서 5위만 해도 자력으로 타이틀을 결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라이벌의 필리페 마사(페라리)가 우승하면서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 할 처지로 몰렸다. 파이널 랩에서 해밀턴은 6위, 그대로 레이스가 끝나면 마사에게 챔피언 타이틀을 내줘야 한다. 하지만 해밀턴은 티모 글록(토요타)를 제치면서 5위로 들어오지 희비가 교차했다.

성과는 달콤했다. 2007년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그는 2009년부터 5년 동안 무려 1억3,800만 달러에 이르는 연봉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었다. 이를 평균 연봉으로 따지면 무려 2,700만 달러가 넘는 엄청난 액수다. 보너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F1 데뷔 최초의 2년이 해밀턴에게 있어서 꿈과 같은 세월이었다면 3년째는 악몽임에 틀림없었다. 10전까지 불과 9포인트를 획득하는데 그쳤고 이후 페이스가 올랐지만 후반은 2승과 2회의 포디엄에 올라 랭킹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퍼포먼스가 부족한 머신으로 포디엄의 정상에 서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명백해 진 것이다.

올해 해밀턴은 여전히 챔피언 후보로 이름을 올리면서 2009 시즌의 부진을 털고 훨씬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가 다시 한 번 월드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에 F1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골프의 타이거 우즈와 비교해 서킷의 ‘검은 황제’로 불리는 해밀턴. 하지만 그가 걸어 온 레이스 환경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1950년대 그라나다로부터 영국으로 이주한 부모에게 태어난 해밀턴은 여덟 살인 1993년 허트포트셔의 라이 하우스에서 카트를 시작하면서 F1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결정적인 기회는 열 살에 찾아왔다. 영국 카트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해밀턴은 ‘오토스포츠 어워드’에서 만난 맥라렌 대표 론 데니스에게 “언젠가 당신의 팀에서 레이스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때 데니스는 해밀턴의 사인첩에 “9년 후에 연락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둘의 만남은 불과 3년 만에 이뤄졌다. 해밀턴의 재능과 성실성을 높이 산 론 데니스는 98년 메르세데스와 공동으로 만든 ‘영 드라이버 서포트 프로그램’의 1기생으로 그를 불러들였다.

해밀턴는 레이스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해 카트 시리즈인 ‘맥라렌메르세데스챔피언오브더퓨처’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2003년에는 ‘영국 포뮬러 르노’ 시리즈 15경기 중 10승을 거둬 챔피언에 올랐고, 이듬해는 ‘마노 모터스포츠’ 소속으로 유로 F3에 진출, 2005년에는 ‘달라라 메르세데스’의 운전대를 잡고 20전 15승을 챙겨 챔피언이 됐다. 2006년은 F1 바로 밑인 GP2 클래스로 스텝 업 해 챔피언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마침내 2007년 맥라렌의 정식 드라이버가 됐다.

당시 해밀턴은 “맥라렌의 유니폼을 입고 F1에 출전하는 것이 정말 꿈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팀에서는 침착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반대로 부담스러운 상황을 즐길 수 있고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었다.

한편 해밀턴을 지켜본 이들은 그의 드라이빙 스타일이 다른 드라이버보다 뛰어나다고 입을 모은다. 머신을 컨트롤 하는 능력과 라이벌을 압도하는 추월 능력이 있다는 것. 하지만 모든 레이스를 승리하고 싶어 하는 기질로 인한 공격적인 드라이빙이 화가 되는 게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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