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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배터리 투자 줄이는 韓, 후퇴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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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배터리 투자 줄이는 韓, 후퇴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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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1분기 성적표에는 공통된 키워드가 반영됐다. 바로 '속도 조절'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선순위를 정해 투자 규모와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식적으로 투자 축소를 선언한 건 처음이다. SK온과 포스코퓨처엠도 2분기부터 생산과 투자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는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속도 조절이 언급된 건 예상대로 1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SK온은 335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316억원 적자다.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30%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침체)에 기업의 실적 악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나빠진 실적을 보면 이차전지 기업들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건 당연하다. 지금껏 수조원 단위로 설비와 공장을 늘려나가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생산 체계를 갖춰가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적인 캐즘에도 홀로 독주하고 있는 중국을 보면 과연 우리 기업들이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게 맞는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의 95%를 꿰차고 있는 중국은 수직 계열화를 통한 안정적인 공급뿐만 아니라, 기술 발전 속도도 독보적이다. CATL은 최근 1회 충전으로 최대 항속거리가 1000㎞에 달하는 새 LFP 배터리를 공개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국내 기업이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에도 중국은 순식간에 시장을 점령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선택지는 많지 않다. 시간도 촉박하다. 중국과 차별화된 기술력이라는 강점을 살려 차세대 먹거리 선점에 집중해야 한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도 시장의 요구를 만족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미·중 공급망 갈등이라는 위기 속에서 우리만의 기회도 충분하다. '적자' '속도 조절'이라는 위기론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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