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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넷 할아버지·열둘 소년 '고졸 검정고시' 최고령·최연소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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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정월명 "어린시절 공부
못한 것이 한"…최연소 손예준
"코로나로 등교 어려워져 홈스쿨링"

올해 처음으로 열린 서울 지역 검정고시에서 1939년생 84세 정월명씨와 2011년생 12세 손예준군이 고졸 최고령·최연소로 합격했다. 72세 나이 차를 뛰어넘어 '검정고시 동기'가 된 정씨와 손군은 힘들었던 과목으로 '영어'를 나란히 꼽으며 합격장을 거머쥐었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오전 10시 2024년도 1회 초·중·고 졸업 학력 검정고시 합격자를 발표했다. 총 4619명이 응시한 가운데 4180명이 합격해 합격률은 90.5%다. 이 중 합격률이 89.3%로 가장 낮은 고졸 검정고시에서는 정씨와 손군이 최고령과 최연소 합격자가 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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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정씨는 가난했던 유년 시절 환경에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씨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홍보물 제작 사업을 하며 자식들을 대학까지 보낸 뒤에서야 시간이 났다"며 "공부를 못했던 것이 한이 돼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2022년 중졸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2년 만에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하게 됐다. '족집게 학원'이 아닌 독학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직접 교재를 구매한 뒤 컴퓨터를 활용했던 자영업 당시의 기억을 살려 유튜브로 강의를 보며 보충 학습을 했다고 한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는 '영어'를 꼽았다. 그는 "나이가 있으니까 자꾸 잊어버린다"며 "영어 단어 같은 걸 자꾸 잊어서 어렵다"고 웃어보였다. 기독교 신자로서 신앙생활 중인 정씨는 방송통신대, 사이버대 등에 진학해 종교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목표다.


또래들이 중학교 1학년에 진학한 올해 손예준군이 고졸 검정고시에 도전하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었다. 어릴 적부터 심한 아토피로 고생했던 손 군은 코로나19 기간 마스크 착용을 하면 아토피와 알러지가 심해져 등교가 어려워지면서 홈스쿨링을 접하게 됐다. 손군 어머니는 "처음부터 고등 검정고시를 위해 공부를 했다기보다는 단계적으로 공부해나갔다"며 "검정고시 준비는 5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책을 읽고 생각하는 공부에 익숙했던 손군에게는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검정고시의 '형식'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힘들었던 과목은 정씨와 같은 '영어'다. 흥미와는 별개로 단순히 단어를 암기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손군 어머니는 "진로라는 것이 꼭 (대학) 진학과 연결돼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하고 싶은 것을 실현할 수 있는 많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뚜렷한 목표를 정하기보다 (손군이) 다양하고 충분한 경험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1회 검정고시에서 초졸·중졸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는 박종희(86)·이재성(82)씨였다. 각각 최연소 합격자는 서지효양(11), 김선형군(12)이다.


검정고시 합격증명서, 성적증명서, 과목합격증명서는 합격자 발표 이후 정부24에서 본인 공동인증서나 간편인증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초·중·고 행정실과 서울시교육청, 각 교육지원청 민원실에서도 발급이 가능하다. 합격증서는 이날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시교육청 보건안전진흥원 2층 회의실에서 교부한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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