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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가사노동, 시간 줄었는데 생산은 증가?…"관련 임금상승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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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전일 국민시간이전계정 자료 발표
1999년 이후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줄어
가사노동 임금 증가로 생산 통계 덩달아 ↑

여성 가사노동, 시간 줄었는데 생산은 증가?…"관련 임금상승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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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7일 가사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국민시간이전계정’ 자료를 공개했다. 이후 한국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에도 불구하고 가사노동 생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계를 뜯어보니 소위 ‘통계의 착시’가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시간이전계정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여성의 일평생 가사노동은 91조6180억원 흑자다. 국민시간이전계정이란 국민계정(GDP)으로 산출되지 않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지표다. 내가 수행하는 가사노동(생산)이 타인으로부터 받는 가사노동(소비)보다 많으면 흑자, 반대면 적자로 표시한다.

여성 가사노동시간 줄어도, 가사노동생산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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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가사노동 흑자는 1999년부터 증가 추세다. 당시 기준으로 43조4550억원이었던 흑자규모는 2004년 53조2820억원으로 커졌다. 2009년(67조3960억원)과 2014년(80조9090억원)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이 일평생 누리는 가사노동보다 누군가에게 제공해야 하는 가사노동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위 통계로만 보면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이 과거보다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통계의 착시에 가깝다. 통계청은 가사노동 생산을 ‘노동시간 x 관련 직종 임금’으로 계산한다. 가사노동을 많이 수행해도 생산이 증가하지만, 가사노동과 연관된 직업의 임금이 올라도 증가한다. 가령 청소 노동자의 임금이 오르면 가사노동 시간에 변화가 없어도 통계상 생산지표는 커지게 된다.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10년 전보다 45분 줄었다. 1999년 여성의 일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270분에 달했지만, 점차 낮아지면서 2019년 기준 225분으로 내려왔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함께 성평등 의식 제고, 결혼연령 증가, 아이를 낳지 않는 분위기의 확산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남성은 36분에서 64분으로 가사노동 시간이 2배쯤으로 증가했다. 여전히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이 많지만, 격차는 절대적인 시간과 남성과의 격차는 과거보다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가사서비스 직종 임금 반영되며 생산통계도 덩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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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성의 가사노동 생산이 증가한 건 임금상승 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성의 가사노동 생산) 금액이 커지는 이유는 시간이 아니라 가격이 커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은 최저임금도 1525원 남짓으로 가사노동의 가치가 작게 산출됐지만, 현재는 9620원에 달하는 만큼 가사노동 생산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청소, 육아, 돌봄 등 가사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짐에 따라 관련 비용(임금)도 커졌다.


다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가사노동에 종사하게 되는 시간이다. 가사노동이 적자로 전환하는 시기는 남성이 47세, 여성이 84세였다. 여성은 84세 전까지 누군가로부터 받는 가사혜택보다, 수행해야 할 가사노동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고령화로 손자녀를 돌보는 등 노인의 가사노동 참여가 기존보다 늘었는데, 대부분 남성보다는 여성이 이를 떠안은 결과로 풀이된다.


2019년을 기준으로 노년의 가사노동 생산액은 80조9000억원으로 5년 전 49조2040억원에서 크게 불어났다. 이 기간 가사노동 생산 비중은 13.6%에서 16.5%로 상승했다. 같이 살지 않는 가구원을 돌보는데 노년층이 투입한 가사노동 규모는 약 3조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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