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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미국 독립 역사를 한 걸음에 '프리덤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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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전쟁 촉발 '보스턴 차 사건' 등
역사적 사건들 발자취 느낄 수 있어

편집자주미국 보스턴은 2021년 워크 스코어(Walk Score)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샌프란시스코, 뉴욕에 이어 3위로 꼽히는 등 다양한 풍경을 보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도시다. 바닷가에 위치한 데다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찰스강이 수변의 정경을 선사하고, 도심 곳곳에 대형 공원이 있어 여유를 즐길 수 있는가 하면 ‘보스턴 차 사건(Tea Party)’으로 대표되는 미국 독립부터 이어져 오는 역사와 초고층 빌딩이 공존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한껏 누릴 수 있다.
[하루만보 하루천자]미국 독립 역사를 한 걸음에 '프리덤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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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코스의 핵심은 '자유의 길(Freedom Trail, 프리덤 트레일)'이다. 미국 독립전쟁을 촉발한 것으로 유명한 보스턴 차 사건이 일어난 보스턴인 만큼 시가지 곳곳에 남은 미국 독립사 관련 유적지들을 순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길이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시민들의 기부를 통해 총 2.5마일(약 4㎞)의 붉은 벽돌길이 유적마다 표시된 철제 표지판들을 차례대로 잇도록 만들어 벽돌들만 따라가면 지도를 보지 않고도 손쉽게 주요 유적지들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보스턴 '프리덤 트레일' 유적지임을 표시하는 철제 표지판 [사진=이춘희 기자]

보스턴 '프리덤 트레일' 유적지임을 표시하는 철제 표지판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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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트레일의 시작은 보스턴 커먼이다. 이곳의 방문자 센터에서는 프리덤 트레일 지도부터 시작해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독립 전쟁 시기의 복장을 한 가이드가 소개해주는 워킹 투어의 시작점도 이곳으로, 꼭 투어가 아니더라도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면 유료로 GPS와 연계한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도 있다.


매사추세츠 주 의사당 [사진=이춘희 기자]

매사추세츠 주 의사당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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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프리덤 트레일이 시작되면 처음으로 찾아갈 곳은 매사추세츠 주 의사당 건물이다. 비컨 힐 꼭대기에 자리한 황금 돔 모양이 인상적으로 보스턴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건물이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인 찰스 불핀치의 설계 아래 1789년에 지어져 현재까지도 매사추세츠 주 의사당으로 쓰이고 있는 건물이다.

미국 독립전쟁 시기 복장을 한 가이드가 올드 그래너리 공동묘지에서 프리덤 트레일 워킹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미국 독립전쟁 시기 복장을 한 가이드가 올드 그래너리 공동묘지에서 프리덤 트레일 워킹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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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찾을 곳인 1660년부터 조성된 올드 그래너리 공동묘지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인 새뮤얼 애덤스(미국 유명 맥주 '새뮤얼 애덤스'는 이 사람의 이름을 따 상표명을 지었다), 존 핸콕 등과 추후 설명할 보스턴 학살의 희생자들이 묻힌 곳이다. 또 다른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펜실베이니아주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출생은 보스턴에서 했고, 그의 부모인 조사이어&아비아도 이 곳에 묻혀있다.


이어 식민지 시절 보스턴 시민의 집회소로 쓰이며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늘려가는 신대륙 식민지에 부과하는 세금에 대한 불만을 나눴던 올드 사우스 집회소를 지나 1713년 지어진 '옛 주의사당(Old State House)'에 다다르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표지판이 도보 바닥에 크게 마련돼 있다.

보스턴 옛 주의사당(Old State House) 앞에 마련된 '보스턴 학살 유적지' 표시 [사진=이춘희 기자]

보스턴 옛 주의사당(Old State House) 앞에 마련된 '보스턴 학살 유적지' 표시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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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0년 3월5일 일어난 '보스턴 학살' 유적지임을 알리는 표시다. 과도한 세금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보스턴에 주둔하던 영국군과 보스턴 시민들 간에 충돌이 빚어졌고, 영국군이 시민들에게 발포해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당한 유혈사태로 독립전쟁의 주요 촉발점 중 하나로 평가받는 사건이다. 다만 이후 당시 보스턴 시민들이 먼저 영국군에게 위협적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져 당시 영국 병사들은 무죄 또는 가벼운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 미국 정부가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들을 수백명씩 학살하는 일도 벌어지면서 단 5명이 사망한 이 사건을 '학살(massacre)'이라고 부르는 게 합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보스턴 퀸시 마켓 [사진=이춘희 기자]

보스턴 퀸시 마켓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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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퀸시 시장에 다다르게 된다. 퀸시 시장은 식품 도매 시장으로 쓰였던 곳이지만 지금은 곳곳에 식당과 각종 식자재, 기념품 상점이 다양하게 자리잡은 보스턴의 명소가 된 곳이다. 길거리 버스킹 공연도 열리는 등 눈과 귀, 입이 모두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퀸시 시장을 마지막으로 여기서부터는 길이 갈린다. 계속 붉은 벽돌을 따라서 미국 최초의 군함인 USS 컨스티튜션호, 독립전쟁 초기의 대전투였던 벙커힐 전투를 기리는 벙커힐 기념탑 등을 찾아갈 수도 있고, 또는 '로즈 케네디 그린웨이'를 따라 프리덤 트레일에 포함되지 않는 보스턴 차 사건 박물관을 향해 갈 수도 있다. 오늘은 보다 다양한 산책을 경험할 수 있는 그린웨이로 가보자.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지하도를 만들고, 그 지상에는 공원을 만들어 도심과 해안가 간의 접근성을 높인 '로즈 케네디 그린웨이' [사진=이춘희 기자]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지하도를 만들고, 그 지상에는 공원을 만들어 도심과 해안가 간의 접근성을 높인 '로즈 케네디 그린웨이'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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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케네디 그린웨이는 한국의 청계천 고가 철거·복원과 비슷한 시기 보스턴에서 진행된 비슷한 대규모 사업이다. 보스턴 시내와 해안가를 단절하던 고가도로를 모두 지하화하고, 도로 상부에는 공원과 녹지 조성을 계획하는 사업으로 이른바 '빅 딕(Big Dig)'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름은 보스턴 일대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속한 케네디 가문의 고향인 만큼 케네디 전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 피츠제럴드 케네디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이를 통해 그동안 고가로 단절됐던 다운타운 지역과 해안가가 확 트여 이어져 손쉽게 걸어다닐 수 있는 가로공원이 만들어지며 도시 재생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 사업이 됐다.


보스턴 차 사건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차 던지기 체험을 해보고 있다. [사진제공=보스턴 차 사건 박물관]

보스턴 차 사건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차 던지기 체험을 해보고 있다. [사진제공=보스턴 차 사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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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웨이를 따라서 쭉 걷다보면 보스턴 차 사건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나온다. 보스턴 차 사건은 1773년 새뮤얼 아담스의 주도 하에 '자유의 아들들' 소속 미국인 100여명이 보스턴 항구에 정박해 있던 영국 동인도 회사 소속 무역선 3척을 습격해 324상자에 달하는 차를 모두 바다에 던져 버린 사건이다. 이에 분개한 영국이 신대륙 식민지에 대한 대규모 억압 정책을 펼치면서 결국 1776년 발발한 독립 전쟁의 가장 큰 발화점으로 평가받는 사건이다.


박물관은 당시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부터 약 150m 떨어진 거리에 수상박물관으로 만들어졌다. 사건 당시 피습당했던 배 3척 중 2척을 복원해 같이 전시하고 있다. 보스턴 차 사건 박물관의 가장 큰 즐길 거리는 단연 차 던지기 체험이다. 18세기 복장으로 분장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차 상자 모형을 던져보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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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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