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치킨집이었어?"…'붓' 당기니 문이 '드르륵'

이태원역 4번 출구 200m 거리
교촌치킨 조리방식 붓질 모티브
120평 규모 매장…맥주·막걸리도

이태원역 4번 출구를 나와 200m 정도를 걸어가다 보면 오른편에 웅장한 흑색 돌벽의 건물이 나온다. 초행길이면 입구를 찾기가 어려운데 간판 대신 출입구에 놓인 ‘붓’을 당기면 ‘드르륵’ 소리와 함께 숨은 출입구의 문이 열리며 반짝이는 내부로 들어설 수 있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교촌치킨의 교촌필방 입구 오른쪽에 간판 대신 달린 ‘붓’을 당기면 문이 열린다 [사진제공=교촌치킨]

교촌치킨이 8일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은 교촌의 차별화된 조리방식인 붓질을 모티브로 한 총 120평 규모의 신개념 매장이다. 붓을 만들어 파는 가게인 ‘필방’은 예부터 시대의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창작자들의 구심점이자 예술 활동의 바탕이 되는 좋은 재료를 발굴하고 연구하던 공간이다.

필방의 의미는 좋은 재료로 만든 소스를 정성이 깃든 붓질로 도포해 고유한 맛을 완성하는 교촌의 제품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정직한 재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겠다는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경영철학과 교촌의 포부가 담겨있다.

교촌은 이 공간을 ‘스피크이지 치맥 바(Speakeasy ChiMac Bar)’ 스타일로 고객들에게 독특한 공간적 경험과 차별화된 맛을 제공할 방침이다. 스피크이지란 숨겨진 공간이라는 뜻으로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이색적인 외식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교촌치킨의 교촌필방. [사진제공=교촌치킨]

매장 내부 인테리어는 장인 정신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무형문화재 필장이 만든 붓들로 공간을 채우고, 옻칠 공예 작가가 직접 옻칠로 마감한 한지로 벽을 메웠다. 여기에 교촌의 정성이 깃든 조리 방식을 연상하게 하는 거친 붓질 패턴과 소스 재료를 담은 선반 디스플레이로 교촌의 제품 철학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교촌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의 맥주병을 재활용해 구성한 미디어월은 친환경 인테리어로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테이블을 제작해 다양한 공연도 즐길 수 있는 크리에이터 라운지 ‘DJ 존(zone)’도 마련했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교촌치킨의 교촌필방에 마련된 (아래쪽)본초치킨과 (위쪽)필방 스페셜 치킨. 사진=문혜원 기자

공간만큼이나 교촌필방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기존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과 차별화됐다. 먼저 기존 시그니쳐 메뉴들을 골고루 맛볼 수 있도록 ‘필방 시그니쳐 4종’ 플래터로 구성 방식을 새롭게 했다. 여기에 수제맥주로 마리네이드해 은은한 ‘홉’향이 특징인 ‘필방 스페셜 치킨’, 향긋한 허브와 타바스코의 새콤함이 조화를 이루는 ‘본초치킨’, 부드러운 닭가슴살과 각종 채소 및 캐슈넛으로 식감을 살린 사천식 닭볶음요리 ‘필방 궁보치킨’, 닭고기와 야채에 와인을 넣어 조리한 프랑스식 고급요리 ‘꼬꼬뱅(주문 예약제)’ 등 기존 매장에서 볼 수 없는 ‘교촌필방’만의 신메뉴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맛의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수제닭고기와 새우 소로 속을 가득 채운 ‘필방 고추튀김’, 그릴로 구운 가래떡에 교촌만의 특제 소스를 활용한 ‘꾸븐 떡볶이’ 등 더욱 정성을 들인 프리미엄 사이드 메뉴도 함께 선보인다. 주류에서도 교촌의 색채가 짙게 묻어난다. 교촌만의 다양한 수제맥주와 함께 교촌이 지난해 영양군에 개소한 100년 양조장에서 생산한 ‘은하수’ 막걸리가 판매될 예정이다.

한편 교촌은 이태원의 입지를 살려 ‘교촌필방’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교촌을 알리는 상징적인 매장으로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대표는 “교촌필방의 모티브가 된 붓질은 한결같은 맛과 품질을 지키기 위한 교촌의 조리 원칙”이라며 “이곳을 통해 교촌의 제품 철학과 새로운 식문화 경험을 고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